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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제보 필요없을 만큼 나주는 청정 자치단체인가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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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7호] 승인 2018.10.07  23: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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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국장
나주시의 승진인사나 공사, 그리고 직원 신규채용 등과 관련해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질 때마다 동네 술집이나 커피 집에서 삼삼오오 모이면 한숨 섞어 자주 하는 말들이 있다.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다.” 의혹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내부고발 즉 공익제보자가 나와야 하는데 공익제보를 해야 할 위치에 있는 사람 대부분이 의혹의 당사자거나 아니면 먹이사슬 관계로 엮어져 있어 쉽지 않다는 현실 속에 '속수무책'이란 단어만이 허공을 맴돈다.

즉 돈을 주고 승진이나 신규채용이 됐거나 이권을 챙겼다고 가정할 때 자신도 처벌 받을 것이 뻔한데 ‘나 돈 주고 했소’라고 공익제보를 할 사람이 있겠느냐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는 푸념이다. 맞는 말이다. 비리나 부정부패 의혹이 끊이지 않는 사회를 정화시키기 위해서는 공익제보자가 절실한데 그렇지 못해 의혹의 악순환이 현재진행형일 수밖에 없다.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이어진 국정농단 사건, 공익제보의 시초로 꼽히는 1990년 이문옥 전 감사원 감사관의 감사중지 폭로들에는 반드시 내부 고발자들이 있었다.

이 전 감사관의 폭로는 감사원의 독립 문제를 공론화 했고 공익제보 활성화에도 기여했다. 그 후 2007년 삼성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장을 지낸 김용철 변호사는 삼성그룹 임직원 명의로 비자금 50여억 원을 관리하고 검찰간부 로비자금으로 제공했다는 사실을 폭로해 특검수사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또한 장진수 주무관은 국무총리실이 민간인 불법사찰 등을 폭로해 권력에 대한 감시 필요성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이들 공익제보자들의 인생길은 그리 순탄하지 못했다. 이문옥 감사관은 폭로직후 공무상 기밀누설 혐의로 구속됐고 김용철 변호사는 수년 동안 각종 고소, 고발 및 재판에 시달렸다. 장진수 주무관은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투명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용기를 낸 공익제보자들이 소속 조직으로부터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혼자서 고통을 감내해야 했다.

“고발을 짧고 고생은 길다”는 공익제보자들이 이구동성처럼 공익제보는 개인에게는 손해일 뿐이다. 이를 행동경제학적으로 표현하자면, 공익제보를 할 직접적인 동기나 원인이 없다. 부정부패를 없애고 비리를 척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지만 그들에게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다.

국민권익위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48.4%가 부패행위를 목격했어도 신고를 꺼린다고 응답했다. 신고로 인해 받게 될 불이익이 두렵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공익신고에 따른 불이익과 희생을 신고자 혼자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감이 따를 수밖에 없다. 정의로운 사회라면 신고자를 조직의 배신자가 아니라 투명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 사회공헌가로 의당 존중해야 하지만 아직도 이 시회에 뿌리박은 유교사상은 이를 쉽사리 용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사회에 공익제보자가 없다면 어떻게 될까? 악을 범하는 자들은 은밀해진다. 그런 그들을 외부에서 감시할 수 있는 방법에는 한계가 있다. 작정하고 모두를 속이려 한다면 그들의 범죄를 외부에서 밝혀내는 것은 어렵다. 하지만 내부자들은 범죄 사실을 누구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박 대통령 탄핵사건으로 이어진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가 세상에 알려진 것도 박영한, 고영태, 노승일 등의 폭로 때문이었다. 최순실의 몰락을 불러온 이들의 폭로가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유신공주’ 박근혜는 대한민국 모든 것을 자신의 발아래 거느리고 오늘도 국정은 뒤로 한 채 청와대 안방에서 ‘보안손님’을 불러 몸을 주무르고 의사를 사적으로 불러 미용시술을 하고 있지나 않을까.

박근혜와 최순실 합작의 국정농단 사태를 멈추게 만든 것은 소수의 용기 있는 내부자들이었다.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논란 속에서 우리는 공익제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실감하고 있는 중이다.

조직내부에서 은밀하게 벌어지는 비리행위는 조직구성원이나, 이에 연루된 당사자가 신고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문제는 이러한 신고자는 공익을 위한 신고였음에도 불구하고 비리행위자라는 이유로 처벌 대상이 된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에게 공익제보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그칠 수도 없는 형편이다. 비리행위 연루자라도 공익신고자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책임을 면책 하거나 감면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지 않고서는 공익제보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특히 공익제보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언론이나 시민단체에 대한 제보도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보호하는 공익제보의 범주에 추가해야 한다. 제보자들은 권력에 대한 비판과 감시역할을 하는 언론과 시민단체를 신뢰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국가에 신고할 경우 신분노출의 위험을 우려하기도 한다. 언론 등에 대한 제보가 공익제보의 범주에 포함돼 법에 따라 제보자의 신분 등이 보호된다면 공익제보는 당연히 활성화 될 수밖에 없다.

대한민국 최고권력 대통령과 관련된 공익제보를 우리는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상상하지 못한 일이 우리 눈앞에서 일어났고 그 대통령은 25년이라는 중형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혀있다. 나주도 공익제보에 있어서 안전한 곳이 아니라는 얘기다. 대통령의 권력에 비하면 권력이랄 수도 없는 권력에 대한 공익제보(제보할 가치가 있는 중대한 사안이 있다면)는 시간이 문제지 언젠가는 봇물 터지듯 터질 것으로 본다.

‘공익신고자 보호법’이 도입된지 지난 달 9월 30일로 꼭 7년이 됐지만 공익제보자에 대한 인식은 바꿔지지 않고 있다. 대한민국 사회는 제보자를 배신자나 의리 없는 놈이라고 부른다. 인식을 바꾸기 위해 ‘내부고발’이라는 단어를 ‘공익제보’로 바꾸었지만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토양에서 공익제보가 활발해지기 만무하다.

사회발전을 위해서는 공익제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공익제보를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보상금과 아울러 보호범위를 넓히고,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공익제보자 보호다. 사회의 의인이 죄인이 되는 사회에 공익은 존재할 수가 없다. 공익제보가 조직에 대한 불만을 폭로하는 순간의 일탈로 폄하되는 풍토는 없어져야 되고, 공익제보자가 더는 희생의 동의어가 되어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는 오늘도 공익제보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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