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을 통한 투명성 확보해야

남평읍 수원리 수청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 관급자재인 배수펌프와 제진기 등의 수의계약을 따내기 위한 ‘물밑 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관련업계의 소식이다.

총 23억 여원(배수펌프(A) 3대 12억4천5백만원, 배수펌프(B) 2대 4억원, 협잡물제진기(A) 3대 4억2천만원, 협잡물 제진기(B) 2대 2억5천4백만원)에 달하는 근래에 보기 드문 액수로써 관련업계들은 사활을 걸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수십억에 달하는 수주 액에도 불구하고 이번 관급자재는 법적으로 수의계약이 가능한 관계로 갖은 인맥을 동원해 치열한 수주전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수의계약의 법적 근거는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25조 6항 나호 ‘「농어촌 정비법」에 따른 농공단지에 입주한 공장(새마을 공장을 포함한다)이 직접 생산하는 물품을 제조, 구매하는 경우’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제품 규격별 직접생산 기준범위’도 마련돼 있지 않을뿐더러 ‘계약담당 공무원의 현장실사’를 통해 직접생산능력 확인토록 하는 제반 규정이 없어 로비나 친불친에  의한 부실 수의계약의 온상이 되고 있다. 

또한 현행 지방계약법은 특별법에 의해 설립된 법인과 국가유공자 자활집단촌, 사회복지사회법인, 장애인복지단체 그리고 국가유공자단체 등 생산단체와도 수의계약이 가능해, 이러한 단체를 앞세운 관련업자들의 무차별 로비도 배제할 수 없어 23억원을 두고 벌이는 ‘쩐의 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이들 단체와 수의계약 시에는 반드시 ‘자격조건’과 ‘직접생산 가능 여부’ 등을 확인토록 규정하고 있지만, 농공단지 업체와 관련된 계약부칙은 전무해 수의계약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례로 본지는 지난 2011년 임성훈 시장 재임 시절 남평 수청지구와 유사한 산포면 내기리 재해위험지구 정비사업과 관련한 수의계약 의혹을 폭로 한바 있다.

당시 나주시는 수중펌프, 제진기, 컨베이어벨트 등 60억여 원에 달하는 관급자재 중 30여억 원 어치를 화순소재 모 업체와 전격적으로 수의계약 해 의혹을 산바 있다.

본지의 의혹 폭로에 검찰조사가 이루어졌고, 나주시는 애초 1차 수의계약 업체에 나머지 30억원의 관급자재도 수의계약 하려고 했지만 부당성을 인정하고 경쟁 입찰에 부친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수중펌프나 제진기 등은 다른 품목에 비해 마진율이 월등히 높아 수의계약만 성사되면 ‘로또 당첨’이나 다름없어 거액의 리베이트를 앞세운 전방위 로비가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다”면서 “입찰 만이 이들의 준동을 막는 방법”이라고 했다. 이어 “나주시에서 수의계약은 절대 없다”는 한마디면 “모든 문제는 해결 된다”고 했다.

복수의 관련업계 관계자에 의하면 “나주 관내에 있는 A모 업체, B모 업체, 관내와 무관한 C모 업체 등이 나름대로의 유력자들을 동원해 벌이는 치열한 물밑 작업이 공공연한 비밀이 된지 오래다”면서 "하지만 나주시에서도 섣부른 판단은 하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합법을 가장한 수의계약은 어떤 식으로든지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없다”며 “2011년 산포 내기리 수중펌프 수의계약 사건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나주시 관계자는 “예산 편성의 유동성 때문에 수중펌프와 제진기에 대한 계약은 빠르면 이번 하반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가 될 것이다”라면서 수의계약으로 할 것이냐 입찰로 할 것이냐에 대한 확실한 답은 내놓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