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연재 | 시가 있는 월요일
꿰매다-탈북 2
전숙  |  ss829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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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4호] 승인 2015.05.17  17: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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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이 얼자 대동맥처럼 목구멍의 길이 열렸다
넘어갈 게 없는 목구멍끼리 목구멍을 훔치는 밤
하나, 둘, 셋, 넷 다섯,
목구멍이 강의 혈관으로 스며들었다
운동화 찢어진 틈새로 겨울이 밀려들었다
걸음을 뗄 때마다 언 발바닥은 돌 맞은 유리창처럼 실금이 가고
통증은 순환버스처럼 실핏줄 사이사이를 누볐다
바늘로 벌어진 생살을 꿰맸다
감각을 잃은 발바닥 헤벌어진 사이로
용암처럼 시뻘건 통증이 분출했다
칼 같은 통증이 꿀꺽꿀꺽 넘어갔다
뱃속을 헤집은 통증은 되새김을 하며
얼음밭으로 고꾸라지는 졸음을 깨웠다
막막한 설원의 다섯 목구멍은
비참이라는 썩어 문드러지는 시간과 설원에서 뒹굴었다

어미는 한입이라도 덜어보려고 넷째를 버렸다
바람의 울음소리가 들렸다
울 힘도 없는 어린 입이 벌어질 때마다
얼어붙은 입김이 통곡처럼 설원을 흔들었다
한 걸음 나가는 일이
만근을 지고 가는 당나귀의 등짐 같았다
버리는 일이 목구멍 채우는 것보다 무서운 일이었다

큰애가 돌아서 달려가더니 막내를 업고 왔다
뜨거운 눈물이 열 개의 눈동자에서 굴러 떨어졌다
은하수처럼 반짝반짝 얼음밭을 녹였다
다시 꿰매진 핏줄이 허기진 걸음을 재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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