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공천(公薦)은 사회적 상식과 부합해야

▲ 김재식 국장

사람의 가장 얄팍한 속셈을 가장 잘 들어낸 말이 화장실 갈 때와 나올 때 다르다는 우스갯소리에 담겨 있다. 다급 할 때는 앞뒤 생각할 겨를 없이 애걸복달 하다가 사정이 나아지면 올챙이와 개구리의 전설이 되어가는 것이 정치인들의 가장 모된 습성 중 하나다.

오직 했으면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지 말라는 어른들의 당부가 비수(匕首)가 되어 생채기나기 일쑤인 세상살이에서 건강한 테러리스트가 되기 위해선 원칙과 상식이 무기가 되어야 한다.

무슨 뜬금없는 ‘폭력‘을 사주 하느냐는 지청구가 있겠지만, 오는 6·4지방선거에서 여타 후보들에게 공천권을 행사하게 되어 있는 배기운 나주·화순 위원장이 인격적으로 몰락한 지역 정치인들의 전철(前轍)은 밟고 있는 것에 대한 고언이다.

다시 톺아본다면 지난 4·11총선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배 후보의 당선이란 쾌거는 본인의 치성(致誠)보담 나주시민사회의, 공의(公義)에 대한 열망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해도 큰 잘못은 없을 것이다.

이러한 시민들의 열의가 오는 지방선거 공천에서의, 날것 그대로 반영이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한 가치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없는 시민들의 여망이었다.

그러나 이런 시민들의 기대는 여지없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러면 그렇지’라는 한탄과 함께…. 배기운 위원장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임연화 전 의원을 새정치민주연합에 입당시켜 ‘라’ 선거구(동강.공산.왕곡.반남)에 공천을 주기로 밀약? 했다는 것. 이런 야합(野合)이 가능한 것은 이미 새정치민주연합 나주·화순 지역위원회가 배기운의 사당(私黨)이 되었다는 의미다.

야합의 사전적 의미는 ‘부부가 아닌 남녀가 정을 통하다’이다. 즉 간음(姦淫)인데 유교적 정서에서 이 간음은 가장 악질적 풍속 범죄행위이다. 과거 반가(班家)에서나 마을에서 이런 야합은 사형(私刑사사로운 형벌)으로 다스려졌는데, 폐 윤리의 본(本)이기 때문이다.

배기운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고, 임연화 전 시의원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출신이다. 즉 두 사람 모두 당인(黨人)임은 틀림없다. 함에도 통진당을 대표하여 지역에서 의정활동을 한 사람이 그 당을 버리고 배기운 의원의 품에 덥석 안긴 것은 비난을 넘어 두 사람 다 인격적으로 큰 결함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봉황의 정헌주씨는 통진당을 탈당 했지만 시의원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배기운 의원의 러브 콜을 거절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국회의원인 배기운씨나 전 시의원 임연화시보다 기초의원 후보자에 불과한 정씨가 정치철학과 소신이 훨씬 더 뚜렷하다 하겠다.

통진당이 이석기 사건 등의 여파로 곤욕을 치루고 있는 싯점에서 나만 살자고 불구덩이에서 뛰쳐나온다면 진도에서 어린 학생들을 사지(死地)에 남겨두고 도망쳐 나온, 인면수심(人面獸心)과 같은 세월호 선장과 다를 것이 무엇이냐는 비난이다.

시의원 한번 더하기 위해 당을 헌신짝처럼 버린 그녀가 미래산단의 ‘주범’ 임성훈 시장을 비판 할 자격이 있는지 지역민들은 묻고 있다. ‘똥 묻은 개가 재 묻은 개’ 나무라는 식이 됐다는 얘기다. 정치는 명분이다. 명분이 사라진 정치인에게 남는 건 지역민의 혹독한 심판뿐이다.

’야합‘ 사실을 접한 지역민들은 배 의원의 선거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의 늦은 상소심 판결을 아쉬워하고 있다. 구관이 명관이었다는 다른 뜻이다. 최인기 전 의원은 최소한 이런 야합은 해 본적이 없다는 다른 말이다. 아니 역대 나주 지역 국회의원 중에 타당 사람의 탈당을 유도, 공천을 준 사례가 없음에서 오늘 그의 잘못은 필(筆)로서 형언할 수 없다. 그리고 배기운 의원은 4·11총선 당시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선거법 상 시효가 넘어서 하는 말이지만 지난 4·11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의 전종덕 국회의원 후보가 사퇴하는 과정에서 통합진보당과 맺은 협약 말이다. 그 협약의 내용을 대충 살펴보자면 한편 지역의 도의원 후보와 시의원 후보에 대한 지분이 명시되어 있다.

나주를 이야기 하자면, 안주용 통진당 후보를 위해서, 민주당을 그대로 이어받은 새정치민주연합 나주·화순 배기운 위원장은 나주 제2선거구에 도의원 후보를 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당시 협약에 관여했던 사람들도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이유를 모르겠다. 찬 것 더운 것 살펴보니 차마 보신도 중요 하겠지만, 그러면 돌멩이가 말을 하라는 것인지도 부끄러운 현실이다.

앞 수레가 넘어진 것은 뒷 수레의 경계가 된다는 고사가 있다. 전거지복 후거지계(前車之覆後車之戒)라고 하는데, 이 뜻을 부정하는 사람들은 결국 정치적으로나 인격적으로 몰락은 캄캄한 밤중에 불을 보듯 뻔하다.

천년사직도 남가일몽(南柯一夢)이었다는 정비석 선생의 산정무한에서 배기운 위원장은 자신의 길을 스스로 물었으면 한다.

오늘로서 그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철회한다. 해괴망측히 가장 적당한 표현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