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조를 법외노조로 쫒아 내려던 정부의 시도가 일단 급제동이 걸렸다.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내린 법외 노조 통보에 대해 행정법원이 효력정지 가처분을 받아드렸기 때문이다. 이로써 전교조는 법외노조로 낙인찍혀 자칫 공중분해 될 지도 모르는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지만 문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물론 무효소송 1심 판결이 날 때 까지라는 한시적인 조건아래서 얼만큼 시민사회로부터 지지 획득 여부가 생존의 관건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근거로 본안소송 승소 가능성이 적시되어 있다는 점 등인데 반대로 정부의 부담은 점점 그 부피를 더하고 있다. 정부의 전교조 법외노조 발표는 즉각 EI(국제 교원단체 총연맹)의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EI 은 전 세계 172개국 401개의 교원노조가 가입되어 있으며, 세계 3천만명의 교사와 교육계 종사자를 대표하는 세계 교원단체 연맹체라는 점에서 국제적 영향력이 한국정부의 생각처럼 그리 간단치 않다.

교원단체 연맹 대표들이 급거 한국에 들어왔고 회장과 사무총장이 노조탄압 등을 이유로 한 나라를 동시에 방문 한 것은 우리나라가 처음에서 보듯 정부는 점점 곱사등이 되어가는 모습이다.

또한 EI 대표(Susan Hopgood 수잔 홉굿)의 방한 일성이 “12월에 예정된 OECD 회의, 그리고 UNESCO(유네스코), ILO(국제노동기구) 등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에 한국의 교사 노동 기본권 탄압 문제를 더욱 적극적으로 제기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내년 3월에 뉴질랜드에서 개최되는 EI-OECD 주최 세계교직정상회의도 주목”한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또한 악법도 법이라 우기는 정부(한국)법이 아닌 국제 기준을 지키라고 요구해 한국정부의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EI에서 말하는 국제기준이란 전교조의 조합원가입은 정부에서 강제해서는 안 되고, 전교조의 정관에 의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한국정부가 법으로 틀어막고 있는 해직교사도 전교조 가입이 자유로와 한다는 의미다.

한편 EI에서는 한국이 UN과 OECD 가입 당시 천명했던 국제기준 준수를 들먹이며, 여의치 않을 경우(법외노조가 철회되지 않으면) OECD 회원국을 상대로 한국의 가입 탈퇴를 요구하겠다고 했다.

어째든 전교조는 이번 일을 기회로 좀 더 성숙된 희망교육 교원노조로 탈바꿈만이 유일한 생존방식임을 깨닫고 이념적 몰입이 아닌 사회적 희망으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