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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의 땅…낙천자의 역습, 누구를 선택(?)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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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호] 승인 2012.03.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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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많이 벌었으니 바꿔야 한다
인물이나 경륜 그만한 사람 없다
재산증식이 주민보다 더 중요해?
나주 지킨 최인기 시민의 힘으로
‘도덕적 잣대’가 부러진 사람들
그래서 우리의 소중한 한표가 중요

 

민주통합당 배기운 후보의 ‘바꾸자’와 무소속 최인기 후보의 ‘큰 인물’론이 부딪히면서 나주·화순 4·11총선의 화두는 ‘변화(Change)’로 굳어지고 있다. 새누리당의 문종안, 통합진보당의 전종덕 후보까지 4명이 출사표를 던졌으나 유권자의 표심은 통합민주당의 배기운 후보와, 무소속의 최인기 후보로 압축돼 있어 지역사회 관심은 단연 두 후보다. 

   
▲ 이철웅 편집국장
바꿀 것인가? 큰 인물인가? 4·11 총선을 앞두고 나주·화순이 격전 모드로 접어들었다. 이번 총선은 2선인 최인기 의원의 예상치 못했던 컷오프 탈락에 이은 무소속 출마로 민주통합당 공천자인 배기운 후보(16대 의원)가 도전장을 내민 격이 됐다. 두 후보의 인연은 8년 전 17대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현역이었던 배 의원과의 공천경쟁에서 패배한 최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배 의원을 이기고 당선돼 2선을 했다. 하지만 17대에 이어 이번에는 현역인 최 의원이 또 공천에 패해 최 의원이 또 다시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악연’을 쌓고 있다. 두 번에 거쳐 배 후보에게 공천탈락의 쓴잔을 마신 최 후보의 무소속 신화 창조냐, 배기운 후보의 리턴매치 성공이냐가 관심사인 가운데 지역선거판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안개속이다.

서로가 당선을 장담하고 있지만 ‘까봐야’ 안다는 게 지역분위기다.

지역주민들의 표정도 극명하게 갈렸다. “돈도 많이 벌고 두 번이나 했으니 이제는 바꿔야 되지 않느냐”는 쪽과 “그래도 인물로 보나 경륜으로 보나 그만한 인물이 없다”는 쪽으로 나뉘었다. 워낙 두 후보가 첨예하게 접전 중이라 속내들을 많이 감추고 있었지만, 사람들은 나주를 바꾸자는 배기운 후보를 뽑느냐. 큰 인물을 내세우는 최 후보를 다시 선택하느냐로 말이 갈렸다. 두 후보의 캠프가 있는 중앙로 사무실 벽면에 걸려 있는 ‘재산증식이 나주, 화순 시민보다 더 중요 합니까’(배후보), ‘나주가 지킨 최인기 시민의 힘으로 지켜 주십시오(최후보)’라는 글을 큼지막하게 새긴 플래카드가 눈에 띈다. 두 후보는 이런 민심의 풍향계를 파고들고 있는 중이다.

지금 나주, 화순 총선은 ‘바꾸느냐, 마느냐’가 승부처로 잡혀있다. 최 후보는 재선에 두 번의 장관 등을 역임한 것을 토대로 큰 인물을 키워달라고 표심을 훑고 있다. 송월동에서 농사를 짓는다는 김모씨(69세)는 누구를 찍겠느냐는 질문에 답을 망설이다가 ”그래도 큰 인물이 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최 후보를 지지했다. 8년 전 무소속으로 출마했을 때에 비해서는 지역여론이 현저하게 하향세지만 시골과 노인층에서는 최 후보를 지지하고 있는 경향이다. 노안면에서 과수원을 한다는 박모씨(75세)는 ”두 번이나 탈당 한 것과 주식으로 많은 돈을 벌었다는 것은 좀 ‘거시기’ 하지만 이번에 한 번 더 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반대쪽에서는 최 후보의 두 번에 걸친 탈당과 재산 증식 등 도덕성을 지적하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하고 자기뿐 모른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의외로 높았다. 8년 전에는 최 후보와 같이 탈당을 했지만 이번에는 당을 지키고 있다는 민주통합당원 이모씨(54)는 “선악을 떠나 두 번이나 탈당을 해 출마한다는 것은 사욕”이라 일축하며 배 후보를 지지했다. 그는 최후보가 한나라당, 무소속, 민주당 후보로 나올 때 마다 ‘묻지마 최인기’였지만 이제는 “아니다”라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이창동에 거주하는 주부 윤모씨(52세)는 “장관, 대학총장, 국회의원 등 누릴 것 다 누렸고 재산도 많다던데 이제는 그만 해도 되지 않겠느냐”며 배 후보 지지의사를 밝혔다.

그렇다고 지역의 민심이 민주통합당이나 배기운 후보에게 완전히 돌아선 것은 아니다. 공식선거 개시일 하루 전인 지닌달 28일 광주의 모일간지가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보듯이 최 후보가 5,4% 오차범위 내에서 배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왔다.  

지역에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는 최 후보가 민주통합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상황에서 민주통합당 표가 갈릴 것이라는 예측이 상당하다. 나주는 사실상 민주통합당이 깨진 것과 같은 상태에 놓여 있다. 최 후보의 탈당으로 전,현직 시도의원과 핵심 당원 등이 동반 탈당해 무소속 최 후보를 도우면서 배기운 후보는 사실상 나주·화순의 껍데기 민주통합당만 인수한 격이 됐다.

당의 공천에 힘입어 당선된 시,도의원들이 당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최인기를 따라 나선 것이다. 그들은 최 후보의 당선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그들의 정치생명을 최 후보에게 맡겼다. 정치생명을 지역주민들에게 맡겨야지 특정인에게 맡겨서 될 일인가. 솔직히 그들의 눈에는 당도, 최인기도, 지역주민도 안중에 없었다. 오직 정치생명연장이 우선이었다. 도의원, 시의원 한 번 더 해보겠다는 ‘심뽀’로 최인기를 선창하고 있는 중이다. 여기서 우리는 유념해야 한다. 그들의 정치생명연장을 위해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해 줄 수는 없다는 것을. 특히 두 번이나 당을 헌신짝 버리듯 떠난 후보에게도 정당성을 부여할 수 없다. 29일 나주 5일장에서의 최 후보의 유세를 보니 그 어떤 누구도 탈당에  이은 무소속 출마에 대해 도덕적 갈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뻔뻔했다. 유세가 아니라 지역주민에 대한 위선이었으며 기만이었고 그들의 도덕적 해이를 증명하는 장소였다. ‘도덕적 잣대‘가 부러진 사람들을 위해 표를 줄 수는 없다. 그래서 우리의 소중한 한 표가 중요한 것이다. 8년 전에 이어 또 다시 ’불복의 땅‘이 된 나주정치판에서 낙천자의 역습을 막을 방법은 없는지 나주시민들의 현명한 선택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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