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솔선수범해야 시민 공감 절약정책 가능

세계 정세불안과 국제유가 급등으로 정부의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나주시가 에너지절약 특별대응 계획을 시달했지만 말잔치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시는 관내 문화재 등에 대한 경관조명을 저녁 12시 이후에 소등하고 조형물과 교량경관조명에 대해서도 이 같은 방침을 적용하고 있다.

또 경차와 장애인 차량을 제외하고 공무원들의 승용차 5부제 운행을 실시하는 등 에너지 사용의 제한을 지키는 등 에너지절약 특별대응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 강변우회도로를 따라 설치된 336개의 가로등이 에너지절약 특별대응계획을 조롱하듯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나주시의 이 같은 계획이 말잔치에 지나지 않음이 드러났다. 민간부문 에너지절약 특별대응책은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공공부문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것이 가로등이다. 나주시에 따르면 관내 가로등은 1만3천여개소며 이 가운데 강변우회도로에 336개소가 설치되어 있다.

강변우회도로 가로등의 간격은 평균 25m 정도이나 도로를 따라 좌우대칭형으로 설치된 점을 감안하면 실제 가로등의 간격은 평균 12.5m에 불과하다.

이처럼 가로등 간격이 비교적 가깝게 설치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336개가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어 에너지절약 특별대응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대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청 앞 송월택지지구의 가로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아직까지 특별한 건물이나 시설물 등이 들어서지 않은 상황에서 불필요한 가로등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는 반대로 일부 지역에서는 에너지절약 특별대응 계획이 시달된 이후 고장 난 가로등의 보수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으며 격등제를 실시하는 곳도 있다.

관내 가로등 월평균 전기요금은 8천6백여만 원이며 전체 가로등에 대해 격등제를 적용한다면 월 4천3백여만 원, 연간 5억여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산술적 계산이 나온다.

에너지 위기극복은 모든 국민이 함께 동참하여야 하는 국가적인 과제로 나주시가 솔선 참여함으로써 시민들이 공감하는 절약정책을 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