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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에겐 박수 패자에겐
위로를
논설위원 김노금
노풍이니 북풍이니 말도 많고 탈도 많아 서로가 한치의 양보 없이 피 튀기는 싸움으로 끝난 6.2지방선거가 이제 끝이 났다. 부자지간에도
나눠 갖지 못한다는 권력 앞에서 여와 야, 그리고 무소속이 벌이던 한판 승부는 말 그대로 혈투 그 자체였다.
나주라는 지역이 완전히 동서남북으로 나뉘어 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서로가 팽팽히 맞섰고 시간이 흐를수록 금품살포니
매수공작이니 라는 말이 지역에 떠돌 때는 선거 출마자 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꼭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회의감과 안타까움이 컸었다. 특히 돈을
뿌리지 않으면 지금 현재 여론이 일등 아니라 일등 할아버지라도 꼴등으로 순위가 바뀐다며 누구누구의 예까지 들어가며 서슴없이 말을 내뱉는 사람들
앞에서는 두렵기조차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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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
김노금 |
| 선거에 닳고 닳은 사람들이 들을 때는 참 세상을 모르는 순진한 사람들이라고 비웃을지 모를
일이지만 처음 동생의 출마 결심을 듣고 온 가족이 회의를 하면서 내린 선거에 임하는 자세는 원칙을 지키며 정정당당하게 싸우되 어떤 일이 있어도
상대 후보를 비방하지 않고 온 가족이 각기 맡은 파트에서 그야말로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다.
날마다 우리 후보를 알리는 선거운동을 축제처럼 그렇게 치러 보자던 우리 가족의 다짐은 선거가 모두 끝난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순진하고
맑디맑은 결의를 지나쳐 선거의 속성을 잘 아는 분들이 들으면 웃지나 않을까싶은 그런 선거 운동이 아니었나 싶다. 어쨌거나 선거는 끝이 났고
이제는 우리 모두 다시 자신의 일상으로 되돌아 갈 때이다.
승자의 기쁨의 노래와 패자의 탄식 그리고 자기가 지지했던
후보가 낙선이 되었다고 지역을 뜬다는 소리와 누구누구는 이러저러해서 아마도 수사가 불가피 하다더라까지의 ‘카더라’ 통신까지 뒤엉켜 여기저기서
흉흉한 이런저런 소리가 들려오는 이때 나는 감히 제안한다.
당선자는 먼저 패자에게 손 내밀어 그들을 위로하고 다독여 줄 일이며 패자는 무조건 승자를 축하하라는, 축하를 하되 진심으로 마음껏 박수를
쳐주며 ‘앞으로 우리 지역민을 더 잘 섬기며 고향을 위해 자신의 몫까지 더 잘 해낼 수 있도록 밀어 주겠다’라는 다짐까지를 약속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서로가 살고 그래야 이곳 나주가 희망이 있다.
나와 다른 견해를 가진 정적을 원수같이 대하는 마음으로는 일시의 승리도 잠깐이 될 것이며 겸손하게 자신을 되돌아보는 패자의 마음가짐이
없다면 그 사람은 절대로 더 나은 내일의 승자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계속적인 대립과 다툼은 서로를 힘들게 하고 주변과 지역을 황폐하게
만들뿐이다.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된 것을 두고 국가적인 재난이라며 평생을 독설과 저주로 비난하던 정적 에드윈 스텐턴을
자신의 내각에 가장 중요한 국방장관 자리에 임명한 링컨은 그때 당시에도 가장 훌륭한 대통령이었지만 지금도 링컨은 그 이름만으로도 가장 멋진
정치인, 가장 멋진 대통령의 대명사로 자리하고 있지 아니한가.
그 사람이 자신을 백번 무시하고 저주해도 그 투철한 사명감과 자질은 미국의 국방장관의 직을 완벽하게 수행해 낼 것이라는 링컨의 안목과 넓은
마음이 결국은 남북전쟁으로 갈라진 미국을 하나로 만드는 계기가 되었음을 우리는 너무나 잘 기억하고 있다. 정적을 대하는 링컨의 이 마음을 갖기를
주문한다.
링컨이 총에 맞아 숨을 거두었을 때에 스텐턴은 링컨을 부둥켜안고 ‘여기 가장 위대한 사람이 누워있다’라고 통곡했었다. 용서와 화합만이 내가
살고 지역이 산다. 선거가 끝난 후에까지 계속되는 편 가르기는 지역민 모두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말없는 대다수의 지역민들 앞에 정말로 멋진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다면 지금당장 상대를 포용하고 악수하라. 원수를 포옹하고 맞잡는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이제 할 일 많은 내 고향 나주를 위해 신명나게 한번 다시 일어나 보기를 다시 주문한다. 왜 나와 똑같은 소리를 내지 않느냐고
탓할 일이 무에 있겠는가.
징소리와 꽹가리 소리가 한데 어우러져 신명나는 장단가락에 맞춰 이제 네 편 내편이 아닌 우리 모두가 오직 지역발전, 지역화합이라는 멋진 춤
한번 걸판지게 추어 보는 것. 그것이 독하게 마음한번 먹는다면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