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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강에 부는 바람
논설위원 김노금
목이 터져라 외치던 후보자들의 공약을 들으면서 심히도 짜증스러웠을 시민들의 괴로움도 이제 내일이면 신성한 한 표를 행사하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된다.
노무현 서거 1주기가 겹쳐진 기간에 천안함 사건까지가 함께 더해져 유권자들로서는 더욱 혼란스러웠던 선거전이었다. 그러나 다행히 이곳 나주
지역의 유권자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1주기도 대단히 성숙한 모습을 보여 주었거니와 위로부터 불어오는 북풍에도 의연한 모습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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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설위원
김노금 |
| 예로부터 내 고향 나주는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였고 의로운 기개가 넘치는 의향으로 소문난 자존심 강한 지역이었다. 많은 충신과 열사가
이곳에서 났고 일제 강점기 때 농민들이 목숨을 내놓고 항거한 궁삼면의 농지 탈환 운동을 비롯한 학생 운동의 진원지로서의 나주는 나주라는 그
지명하나만 가지고도 우뚝한, 특히나 출향 인사들에게 있어 고향 나주는 나주가 고향이라는 사실 그 하나만으로도 대단한 자부심 그 자체였다. 이제
나주는 선거를 통해 나주가 어떠한 곳인가를 보여 주어야 하는 시점에 와 있다.
일반적으로 투표 심리에는 3가지 현상이
있다고 한다. 지역의 흐름과 객관적인 여론조사 등을 통해 나타난 선두 주자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밴드왜건 효과가 있고 이와 반대로 약세인 후보에게
측은지정을 느끼는 마음으로 동정표를 몰아주는 언더독 효과라는 것이 있다.
또 하나는 선거에 마음을 닫아걸고 오히려 선거일이 되면 여봐란 듯이 투표장 근처를 쳐다보지도 않는 선거 혐오족을 일컫는 모파상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는 여자의 일생을 쓴 모파상이 지금은 세계적 명물이 되었으나 에펠탑이 건립될 당시 에펠탑의 철골 구조가 파리의 도시 미관을 해친다
해서 에펠탑이 보이지 않는 에펠탑 안의 식당만을 찿은데서 생긴 말이다. 파리의 아름다운 경관을 사랑했던 당시의 프랑스 지성들이 철골로 뒤덮인 대
공사 현장을 보면서 취할 수 있었던 항거의 한 표현이었을 것이다.
자기 주관을 갖지 못하고 무턱대고 옆 사람이 찍는다고 따라 찍는 그런 투표심리는 대단히 위험한 일이다. 또한 약자에 대한 동정심리의
작용으로 던져주는 선심성 투표는 더욱 안 될 행동이다. 더더욱 위험스러운 일은 소중하고 신성한 나의 한 표, 나의 당당한 권리를 내 팽개치는
행위이다. 어떤 일이 있어도 선거에는 반드시 임해야 한다.
두 눈을 부릅뜨고 겸손하고 부지런한 일꾼을 찾아내는 수고정도는 해야 하는 것이 주권자의 권리가 아니겠는가 싶다.
유권자들은 자신의 주권을 행사하기에 앞서 후보자의 지난 행적을 면밀히 검토하고 그의 삶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봐야 할 일이다. 전문성과
도덕성도 대단히 중요한 덕목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후보 한사람 한사람이 내놓은 공약이 과연 얼마나 진정성이 있는지 또 그가 발표한 공약을 성실하게 수행할 능력과 자질이 있는 사람인지 다시
한번 살피고 또 살필 일이다.
경력은 화려한데 철새인사람, 아직도 술과 고기로 표를 사려는 한심한 사람, 선거 때만 되면 나오셔서 유권자에게 읍소를 하는 애걸복걸형
후보, 온갖 흑색선전으로 유권자를 현혹 시키는 사람도 배제 일번 순위이다. 또한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주민을 우습게 보는 오만한 후보는
반드시 표로 심판해야한다.
내가 준 표로 당선된 일꾼이 의원 뱃지를 단 순간부터 돌변해버리던 모습을 너무나 많아 보아 왔다. 굽실거려 얻은 표로 여봐란 듯 목을 뒤로
젖히고 어른 행세를 하고 다닐 때에 얼마나 비위가 상하고 속이 뒤집혔던가? 주인을 상전으로 모시고 발로 뛰며 부지런히 지역 현안을 찾아 뛰는
사람, 주민과 동거동락 하면서 내 지역 주민의 부름에 겸손히 귀 기울일 줄 아는 그런 일꾼을 뽑는 날이 이제 6월 2일로 다가왔다.
고르고 다시 골라보자. 영산포 장날 싸구려 옷 하나를 사면서도 색깔이며 디자인을 고르는 그런 수고를 하는데 하물며 우리의 4년을 맡길
일군이 아닌가. 전국적으로 가장 수준 높은 선거의 참여의 혁명으로 영산강의 기적을 일으켜 보자. 영산강에 부는 바람 그 바람이 우리 나주를
새롭게 변화 시킬 것을 기대해 본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