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인사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해 동료 직원이 승진 대상자를 평가하는 다면평가시스템이 조직내 위화감 조성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승진심사에서 승진대상자의 업무능력을 중점적으로 평가키 위해 도입된 다면평가 제도가 해를 거듭할 수록 공무원노조와 청내 동호회 등 인맥관계의 힘이 커지면서 '누구는 밀어주고 누구는 떨어뜨리자'는 식의 논의까지 오가는 실정이다.

최근 공무원노조 나주시지부에서 승진대상자 가운데 비조합원 8명의 실명을 직원들에게 공개하면서 우회적으로 '비조합원에게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속내를 내비쳐 빈축을 샀다.

중립에 서야할 노조가 직접 나서 업무능력은 뒤로한 채 '조합원에 가입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다면평가에서 불이익을 줘야한다는 여론을 조성한 것이다.

조합원만이 승진돼야 한다는 또 다른 이기주의가 깔려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노조 관계자는 "명단 공개에 앞서 운영위원회와 대의원회의 등을 통해 고심 끝에 결정했다"며 입장을 밝혔다.

이처럼 다면평가제가 승진대상자의 업무능력을 평가하기보다는 사소한 인맥과 공무원노조의 집단이기주의가 고개를 들어 역효과를 낳고 있다.

특히 인간적인 관계보다는 일에만 전념하는 직원들이 상대적으로 다면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하고 있어 다면평가 '폐지론'이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무엇보다 1,000여명의 공직자 개개인의 능력을 평가자들이 자세히 모르다보니 능력보다는 인맥이 크게 좌우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조직내 위화감을 조성하고 업무는 뒤로한 채 인기관리에만 신경을 쓰는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다면평가제도를 과감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 대상자는 "다면평가제가 승진대상자의 개개인의 능력보다는 인맥이 크게 좌우되기 때문에 일종의 선거전락처럼 한 표 모으기에 급급하다"며 "인사를 하자니 역효과가 날 것 같고, 안 하려니 불안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경력, 교육, 근무성적 등을 평가한 승진후보자 명부 점수가 심사점수의 70%를 차지하지만 점수변별력이 낮기 때문에 다면평가의 비율(30%)이 상대적으로 크다.

다면평가제는 노무현 대통령이 해양수산부장관 시절 승진심사에서 도입해 호평을 받았다는 이유로 2년전부터 나주시에서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