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의 여성정치인들
                                                                                     논설위원 김노금

한 달 전 설 연휴 기간 동안의 일이었던 것 같다. TV 뉴스와 기사의 헤드라인에서 각종 고위직 분야에 여성들의 진출이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라는 내용을 크게 보도했었다.

올해 신규 검사 117명중 여성이 54명인 점과 금녀의 지대로 인식되었던 공안 특수 분야 등에 여검사들이 속속 전진 배치되었다라는 기사 말미에 ‘갈수록 거세지는 여풍 속에 여성 검사장 탄생이 머지않았다’는 다소 호들갑스럽고 장황한 보도를 보았던 기억이 난다.

전통적으로 남성들의 독무대였던 특정조직에 여성들의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것 을 보면서 우리 각계각층의 조직문화도 자연스럽게 여성 친화적인 것이 되어가지 않겠는가라는 기대감을 가져 본다. 엊그제 신문에서도 외무고시 1차 시험 합격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라는 보도가 났다. 오랫동안 남성 전유물이었던 공공의 영역에 여성들의 진출이 눈부시다.  
 

▲ 논설위원 김노금

여성의 지위문제는 인권과 평등권 추구라는 측면에서도 그러하고 후기 산업사회에 직면한 국가의 생존권과도 직결되어 있다. 산업의 흐름이 하드웨어 중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되는 상황에서 모든 여성의 존재는 여성이라는 그 자체로 이미 국가적으로 귀한 재산 일 수밖에 없다.

더구나 저출산 고령사회로의 진입은 앞으로 대단히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낳을 것이고 이러한 모든 상황은 결국 여성의 경제활동을 통해 메울 수밖에 없다고 볼 때에 이제 여성의 지위 향상은 실로 범 국가적 과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여성문제에 관한한 대단히 보수적이라고 하는  우리고장 나주에서도 오래전에 타 시 군 보다 앞서 여성 도의회 의원을 배출한 것을 보면 이런 흐름에 우리 나주가 꽤나 앞선 고장임을 알 수가 있다. 나주시 여성단체장을 지내고 전남 여성 단체장을 지낸 오양호씨의 도의회 의원시절의  눈부신 활약은 남성을 훨씬 능가하는 것이었다.

이에  힘을 입어 후배 강정숙, 박영자 시의원이 비례 대표로서 성실한 의정 활동을 폈고 이제 그 여세를 몰아 선출직으로의 화려한 도약을 꿈꾸며 표밭을 다지고 있다. 그 외에 현 박순복 나주시 여성단체협의회장 등 자천 타천으로 여성후보들이 여성 30% 할당을 외치며 의회 입성을 꿈꾸고 있다.

이는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라고 본다. 그동안 남성 중심위주의 사회구조 속에서 똑같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공무원 등의 특정 직종을 빼고는 오직 여성이라는 이유 하나로 남성 임금의 절반 수준으로 만족해야 했고 가정에서의 불평등한 가사분담 등의 2중고 3중고의 고통을 안으로만 삭혀야 했던 대한민국의 여성들이었다.

그 소리 없는 절규들이 한데 모여져 결국은 결혼을 기피하게 되었고 출산을 미루게 됨으로 세계 최저출산국의 재앙에까지 이르게 된 것임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제 54차 유엔여성지위위원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 중인 백희영 여성부장관에 의하면 한국은 여성 권한척도에서 105개국 중 61위, 성 격차지수에서 134개국 중 115위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 다.

6.25의 폐허 속에 오늘의 경제 성장을 이룩한 한국 민족의 우수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나 얼마 전 벤쿠버 동계올림픽 때 세계인을 감동에 휩싸이게 하여 국가의 품격을 드높인 김연아 선수의 예에서 보듯이 한국여성의 우수성은 실로 경이롭다고 할 정도이다.

이제 여성을 새롭게 보는 시각이 절실히 요청되는 때이다. 아무 생각 없이 예전처럼 여자가 집에서 살림이나 잘 할 일이지라고 비아냥 거렸다간 정말 큰 코 다치는 세상이 되었다.

나주시장 후보 추대위원회의 강력한 수락 촉구에 몇 번이나 거절했던 주향득 그가 이제로 나주시장후보로 나선다고 한다. 지역의 원로요 어르신으로 존경받는 팔순이 진즉 넘으신 한두현 전 나주시 노인회장과 오양호 전남 도의원이 수락을 촉구하는 공동 상임대표를 맡은 부분이 어쩐지 크나큰 무게감으로 와 닿는다.

이미 전남은 화순과 장성에서 남편의 후광을 업은 여성자치 단체장이 선출된 예가 있다. 그러나 주향득 후보는 남편 신 정훈을 만난  20수 년 전부터 어렵고 소외된 이 들과 손을 맞잡고 새로운 세상을 꿈꾸며 조직을 꾸려온 검증된 후보임에 마음이 놓인다.

지방에도 희망이 있는 세상, 땀 흘려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나주를 지켜가도록 그를 지지하는 모든 이에게 주향득 그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화답해 줄 것인지 자못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