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은 대표적인 청색계 염료이다. 햇빛에 강하고 색이 쉽게 바래지 않아 가장 많이 사용하며,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청색 계열의 염색은 쪽을 사용한다. 쪽 이외에도 청색을 염색하는 식물성 염료로는 청화라고 불리는 닭의장풀, 누리장나무의 열매가 있다.

닭의장풀은 염색방법은 쉬우나 염착력이 나쁘고 수세할 때 색이 잘 빠지고 탈색되는 단점이 있다. 누리장나무의 열매는 트립토판계통의 청색 색소 트리코토민을 함유하고 있어 하늘색으로 염색되며, 매염제에 따라 연녹색 계열도 염색할 수 있다.

청색은 방위로는 동쪽,  계절로는 봄에 속한다. 한의학적으로는 목에 속하여 간에 영향을 준다.  청색은 적색과 더불어 잡귀의 액막이로 많이 쓰는데, 그것은 태양이 솟는 동방을 의미하고 강한 생명력을 나타내는 양기가 가득찬 색이라 잡귀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혼례에서 청사가 빠지지 않고 신부 옷에도 청색을 넣는 것은 다 같은 이유에서다.

▲ 장홍기 관장

쪽은 여뀌과 및 마디풀과에 속하는 요람류의 쪽풀로 이 종류를 우리나라의 고문헌에서는 남, 소람, 종람, 남, 쪽으로 불리어지며 천을 청색으로 염색할 수 있는 한해살이 풀이다. 쪽은 인류 역사상 식물 염료로서는 가장 먼저 사용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대부분 여뀌과 식물이다. 줄기는 마디가 있고 뿌리 근처에 털이 나와 있으며 키는 60~70cm가량 장타원형 잎이다. 7~8월에 이삭형의 꽃이 필 무렵 즉 꽃대가 올라 올 때 잎에서 남색 색소를 분리 배출하여 자연 염료로 널리 이용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쪽빛, 남색, 감색이라는 이름으로 통용되며 곤색이라는 말은 일본말이다. 전통적인 쪽염에 의한 쪽빛은 하늘색을 나타나는데 여기에서 “쪽빛하늘”이라는 말이 나왔다. 쪽의 원산지는 인도와 중국이나 질 좋은 인도쪽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인디고(Indigo)라는 이름으로 통용되었다.

쪽은 염색이외에도 한약재로도 사용되며 중국과 일본에서는 대체의학에서 항암 약재료나 항암건강차로도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다. 동의보감이나 여러 한의서에서는 쪽을 성미가 차가워서 열이 나는 피부병에 효과가 있고 쪽즙은 치통, 쪽씨는 독충의 해독제 해열제로 쓰며 쪽의 앙금은 열이 나는 악창과 독사에게 물려 독이 오르는데 붙인다. 독극물을 해독하는 작용이 있으며, 간의 열을 식히므로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고 나와 있다.

쪽으로 염색한 천은 95%항균성을 지니므로 아토피나 피부질환이 있는 사람들의 속옷 등에 사용하면 좋다. 쪽은 또 살충성이 있어 쪽 냄새를 싫어하는 독사의 접근을 막을 수 있다. 미국에서는 1853년 이후 광부들이 입던 갈색바지가 뱀의 퇴치를 위해 청색으로 바뀌었는데 이것이 청바지의 기원인 동시에 “인디고 블루”라는 명칭을 낳게 되었다.

최초의 쪽 청바지를 만든 리바이스가 탄생했듯이 “나주블루”도 지역 경제와 함께 서서히 세계화를 위해 노력할 시점인 것 같다.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 관장 장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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