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친 세상 서로에게 버팀목 되어
논설위원 김노금

 또 한해가 저물어 간다. 매년 이맘 때 면 늘 아쉬움 속에 지는 해를 바라본다.  2009년 한 해 동안 격렬하게 꿈틀거린 정국과 서민의 힘든 살림살이를 상징하는 듯 먹장구름에 가려진 붉은 해를 바라보며 한해를 반추해 본다. 올 한해 우리 국민들의 한숨소리는 잦아들 줄을 몰랐다.

어쩐 일인지 부동산불패 신화는 강력한 규제 정책 앞에서도 흔들림 없이 유지되고 있고, 일부 부유층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자산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혈안이 된 사이에 이 나라의 서민들은 난립하는 재개발로 삶의 터전을 잃고 변두리로 밀려나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 논설위원 김노금

나주 혁신도시의 지지부진한 상황도 그런 선상에 놓여있어 답답하기 그지없고......, 아마도 2009년 신년 벽두를 깨웠던 용산참사는 이런 흐름이 지속될 경우 일어날 수 있는 사회적 갈등의 폭발력을 예보하는 강력한 경고음이 아니었나 싶다. 경기가 회복되고 있다는 뉴스가 들리기는 하지만 우리 같은 서민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냉랭하고 팍팍한 것뿐이다.

도무지 나아질 것 같지 않는 살림살이 속에서도 그저 아끼고 또 아끼고 허리띠를 졸라매며 매서운 경기 한파를 이겨내고 있다. 영산강살리기는 우리 모든 나주인의 간절한 소망이니 그렇다치고 서민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이 정권의 최대 역점 사업인 4대강 사업은 이 나라 모든 예산의 블랙홀이 될 전망이고 천문학적인 숫자의 돈이 앞으로도 얼마나 많이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때문에 서민층을 위한 복지나 교육 쪽에는 대폭 예산들이 깎였다는 소문이고 올 해 지원된 결식아동 25만 명에 대한 540여억원의 급식 지원 예산이 통째로 삭감되었다는 보도에 나라에 돈이 없기는 없는가 보구나 싶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 강남구 도곡동  등 돈 많은 부자 동네에서는 주민 센터 하나 짓는데 855억 원이 들어 갔다하고, 성남 시청 같은 초호화 궁전은 이천 억 원이 다되는 천문학적인 돈이 건물 짓는데 뿌려졌다고 하니 기가 막혀 벌어진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다.

일반 사기업이야 제 돈 벌어 제 집 화려하게 짓는 다는데 가타부타 뭔 할 말이 있을까만 지자체의 청사는 우리 돈 우리 세금이 아닌가? 초현대식 유리 건물에 돈을 퍼붓느라 배고픈 결식아동 의 급식 지원 예산이 삭감되고 그 화려한 건물 안에서 영하의 날씨에도 윗옷을 벗어야 할 정도로 따뜻하게 근무 하셔야 하는 나리님들의 난방비를 대느라 가난한 서민들이 배고픔과 추위에 떨어야 하는 현실은 너무나 억장 무너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죽어라고 공부만 하라는 정부의 교육정책과 공부 외에는 살길이 없다는 부모 등쌀에 재수 삼수하여 일류대학에 석 박사까지 마쳤음에도 일할 곳이 없어 취업하는 데 삼수 사수를 해야 하는 현실이라면 너무나 참혹하지 않은가? 고용을 늘리지 않은 복지는 오래 갈수 없고 진정한 친 서민 정책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생산적이지 못한 선심성 복지는 국가에 기대어 의존하는 국민을 양산하고 근로의욕과 자립의지를 떨어뜨리는 등 매우 위험한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지 못해 결혼이 늦춰지고 또 겨우 들어간 직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결혼을 미루는 풍조 때문에 아이를 낳지 않아 나라가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한 나라 대한민국.........,  정말이지 힘들고 낯선 한해였고 고통스러운 날 들이었다.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매서운 불황 속에서도 희망을 꿈꾸는 우리의 이웃들이 있는 한 우리의 내일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다. 팍팍한 삶의 현장 속 에서도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켜가며 비록 오늘의 삶이 고달파도 사랑하는 가족을 의지 하면서 소망을 잃지 않는 우리들의 건강한 이웃들이 너무나 큰 힘이었다. 이 믿음과 이 사랑으로  힘들고 거친 세상 을 서로에게 버팀목이 되어준다면 세상은 좀 더 밝고 따스해 지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묵묵히 자기 자리를 버텨낸 우리이웃들의 진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면서 모든 시민들에게 위로와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