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된 성탄절

논설위원 김노금   

며칠 전 첫눈 까지 내려서 한해를 보내는 연말의 분위기가 완연한 성탄의 계절이다.

불황 때문인지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캐럴송의 흥겨움은 없으나 교회를 중심으로 멋진 크리스마스트리가 밝혀지고 반짝이는 불빛 따라 우리 모두는 소망의 등불을 하나씩 밝혀본다.

 크리스마스트리의 유래에 대한 아름다운 이야기가 생각난다. 크리스마스이브 날 종교 개혁자 마르틴루터가 어둠이 내리는 저녁 무렵 숲속을 산책할 때에 어둡던 숲이 등불을 켜놓은 것처럼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고 한다. 때마침 소복하게 눈이 쌓인 전나무 사이로 영롱한 달빛이 쏟아져 어둡던 숲에 빛의 향연이 벌어지는 장면을 본 순간 루터는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 논설위원 김노금

 “인간도 저 전나무와 같다”는 그리고 “개인 한 사람 한 사람은 아주 보잘것없고 초라한 존재이지만 예수님의 빛을 받으면 아름다운 삶을 살수 있다”는 ....

루터는 이 깨달음을 사람들에게 설명하려고 집으로 가져와 나무에 눈 모양의 솜과 빛을 밝히는 리본과 촛불을 장식하게 되었는데 이것이 크리스마스트리의 시작이 된 것이다.

 이제 며칠 있으면 성탄절이 다가 온다.

가난한 자의 아픔과 슬픔을 알지 못한 자는 결코 성탄의 참의미를 알 수 없다. 왜냐하면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헐벗고 굶주린 자를 위해 또 가난하고 병든 자를 위해 오셨기 때문이다. 지극히 작은 자에게 사랑과 관심을 가지고 그들을 섬기고 선대하는 것을 기뻐하시는 하나님께서는 만왕의 왕이시면서도 말구유간을 빌어 태어나셨고 이 땅의 가장 낮고 천한 이들과 함께 사시다 아무 죄 없이 십자가에 달려 죽으셨다.

 아기 예수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은 죄인을 구하기 위함이요 외롭고 쓸쓸한 자에게 사랑을 나누며 병든 자 가난한 자를 고치시고 부요케 함이셨다. 바쁘다는 핑계로 나누지 못한 이웃과의 사랑을 회복하는 계기가 이 성탄의 계절에 있어지기를 소망한다. 세상살이가 점점 각박해져서인지 날이 갈수록 작은 사랑의 나눔조차 버거워하는 세태가 안타깝다. 다행히 올 겨울에는 각 사회단체와 교회를 중심으로 연탄 한 장.  쌀 한 포대나마의 사랑 나눔의 정이 이웃으로 퍼져가고 있다는 소식에 조금은 위로가 되고 마음이 따뜻해진다.

  사랑을 나눈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는 너무나 크고 거창한 것만을 생각하는데 작고 평범한 것에 그 의미를 두는 것도 사랑을 나누는 지혜라 생각한다. 평소 소원해진 인간관계가 있다면 이 계절 자그만 성탄 카드에 서툰 글씨로나마 사랑을 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며 김장 김치 한포기 따뜻한 된장국 한 그릇을 담아 들고 외로운 독거노인이나 소년 소녀 가장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소외된 이웃들이 이 사랑을 통해 힘을 얻는 다면 참으로 건강하고 소망스런 사회가 될 수 있으리라. 사랑의 울타리로 든든히 서 있는 사회. 너와 나의 마음에 사랑과 감사의 정이 흐르고 어렵고 힘들어도 주변 이웃들의 사랑으로 인해 서로가 힘을 얻고 소망을 얻는 사회라면 참으로 아름답고 살만한 세상이 아니겠는가. 가도 가도 끝없는 불황의 늪을 우리는 지금 헤쳐 나가고 있는 중이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고 길 것이라고 했는데, 힘들고 고통스런 세상살이 속에서도 서로를 위하는 사랑이 한줄기 빛이 된다면 참으로 행복한 세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땅에 빛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우리의 가정과 일터가 복되고 행복해지며 용서와 화해 속에 너와 나의 막힌 담이 뚫리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꿈꾸어 본다. 이 세상천지 만물의 주인이시고 존귀하고 거룩한 만왕의 왕이시면서도 사람의 몸으로 오셔서 눈먼 자, 병든 자, 버림받고 소외된 자들의 상처를 꿰매시고 감싸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그 사랑의 실천으로 모두가 함께 행복해지는 그런 복된 성탄절이 되기를 충심으로 빌어 본다.

 성탄절은 신앙이 있건 없건 이러한 사랑의 나눔이 있기에 모든 이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이리라. 기쁘다 구주 오셨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