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 참작의 여지없이 추상(秋霜)과 같은 법의 잣대로 엄벌에 처해 달라. 무자격 사업자에게 거액의 국가보조금을 주어 손해를 끼치는 등 더 이상 시정을 이끌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지난해 8월 신정훈 시장의 첫 선거공판을 앞두고 소위 지역의 '넘버2'라 할 수 있는 강인규 의장이 신 시장을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 내용이다. 당시 지역사회가 끊이지 않는 고소 고발 등으로 분열되고 만신창이 되어 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역의 화합과 상처를 다스려야할 위치에 있었던 강 의장이 민주당 일부 의원들과 함께 ‘시장 죽이기’ 탄원서를 제출할 때만 하더라도 큰 충격이었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그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정치 이전에 인간으로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손가락질을 했던 시민들이 부지기수였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강 의장과 일부 민주계 의원들의 행태에 쓴 소리를 한 시민에게 화살이 돌아갔다.

▲ 김민주 기자

오지마을 주민들을 위해 마을택시조례가 시의회에 상정되면서 정치적 이해득실이 오가는 과정에서 강 의장을 비롯한 민주계 의원들을 비난하는 글이 시청 게시판에 올라왔고, 심기가 불편했던지 강 의장은 곧바로 명예훼손으로 시민을 고소했다.

그리고 얼마 후 자신이 매입한 주유소에서 임대사업자가 가짜 석유를 판매하다 적발이 된 사건을 취재하면서 강 의장이 주유소 소유주라는 것을 거론하자 또 다시 나주신문과 본지 기자를 고소했다.

그러면서 흘리는 소문은 지나가는 개도 웃을 얘기였다. 자신이 민주당 시장 후보로 강력하게 떠오르기 때문에 신 시장과 코드가 가까운 두 신문이 자신을 궁지에 몰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주위 측근들이 '최심'이 오직 강 의장에게 있다며 떠들고 다니던 모습을 상기한다면 이해할수도 있는 대목이다.

지난 9월 본지에서 시장후보를 거론되고 있은 후보자들에게 경력과 학력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지만 '학력을 밝히지 않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혀 놓고, 본지에서 자신의 학력관련 기사를 쓰자 또 다시 본지 기자를 고소했다.

시장을 처벌해 달라는 탄원서를 시작으로 시청 게시판에 쓴 소리를 한 시민 1명, 기자 3명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지만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지역민들에 표를 얻어 살아가는 정치인이라면 최소한 시민과 언론에 귀를 기울일지 알아야 하는데, 강 의장은 달랐다.

소위 '묻지마식' 고소로 자신에게 조금이라도 피해, 아니 피해라기보다는 기분만 나빠도 사법기관에 고소를 하는 정치인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이러한 강 의장이 민주당 시장후보로 선출되기를 본지는 진심으로 기원한다. 본지와 악연이 어디까지인지 모르지만 이제는 정리하고픈 심정이다. 차라리 경선에서 민주당 당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민주당 시장후보로 선출돼 언론의 심판이 아닌 나주시민의 심판을 받아보기를 기대해 본다. 나주 시민들은 어느 지역 주민들보다 똑똑하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을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