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촌놈인데 시골사람 무시해도 되느냐”

광주지검은 강인규 나주시의회 의장이 본지 기자와 나주신문 기자를 허위사실 유포에 따른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한 사건과 대해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형의 실효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혐의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했다.

강씨는 “자신과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가짜석유 판매를 묵인한 것처럼 허위사실을 보도해 명예가 훼손됐다”며 본지 한영구 기자와 나주신문 김모 기자를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하고 검찰에 고소한 바 있다.

이 사건은 강씨가 인수한 주유소에서 임대계약을 하고 있던 정씨가 고유가시기를 틈타 경유에 등유를 섞어 유사석유를 만들어 유통해 오다 한국석유품질관리원 호남지사에 적발했다는 기사를 쓰면서 주유소 소유주인 강 의장의 실명을 거론함에 따라 강 의장이 언론중재위원회(이하 중재위)와 검찰에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것.

그러나 언론중재위원회에서 나주신문과 본지의 기사는 “신청인 강인규씨에 대한 해명성 기사라고 판단되며 명예훼손에 대한 조정사유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권고를 받았다.

특히 나주신문과 관련한 중재위에서 강씨는 중재위 위원들에게 “기사내용을 보면 내가 주유소 사장이 아니라는 말은 없고 건물주라고만 표현되어 있다”며 “이렇다보니 마치 내가 주유소 사장인 것처럼 기사가 보도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골사람들은 잘 모르니까 주유소 건물주가 사장인 줄 안다”면서 “그래서 고소를 취하할 생각도 없고 손해배상을 청구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러자 중재위 위원이 “어디서 정치인이 유권자를 비하 하느냐”며 “소위 정치한다는 사람이 유권자에게 시골사람이라고 하느냐”고 화를 냈다. 이어 “나도 촌사람인데 그렇게 시골사람을 무시하면 되겠느냐”고 강씨를 나무란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와 관련한 중재위에서도 위원들이 “이 사건은 아무리 봐도 명예훼손이 될 수 없다”며 강씨를 여러 차례 설득했지만 강씨는 “억울하고 억장이 무너져 내려서 끝까지 가겠다”고 중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한편 본지 기자에 대한 명예훼손 사건이 ‘혐의 없음’으로 종결됨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 또는 최근 강 의장이 광주 모 신문과 인터뷰에서 “지역신문이 오보와 매도를 일삼고 있다”는 식으로 명예를 훼손시켜 조만간 검찰에 강씨를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