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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다듬기 - (15)「곤욕을 당하니 곤혹스럽네」
신광재 기자  |  sjs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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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8호] 승인 2006.06.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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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스포츠신문의 1면, 동아시아축구선수권대회를 다룬 기사 제목이 「한국 中에 곤욕」이다.

바로 옆 기사의 제목 「북한 日에 설욕」과 절묘한 대구를 이룬다. 그러나 이 신문, 각운을 맞추느라 잘못을 범했으니…. '곤욕'이란 표현은 과했다.

이 말이 지나친 표현이라고 하는 까닭은 '곤욕'에 '참기 힘든 일, 심한 모욕'이라는 뜻이 있기 때문이다.

그냥 '모욕'도 아니고 '심한 모욕'이라…. '한국, 중국과 비겨'라거나 혹은 '한국, 중국전서 졸전'정도면 될 것을 가지고 아주 심한 모욕을 당했다고 하니 표현이 지나치거나, 아니면 우리 축구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다고 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런 경우는 '곤란한 일을 당하여 어찌할 바를 모름'이라는 뜻의 '곤혹'정도가 적절해 보이는 표현이다. 비슷한 말로는 '곤란'도 있다.

'곤란, 곤혹'과 '곤욕'은 확실하게 구별이 된다. 그리고 구별을 해야만 한다. 차이는 이렇다.

'열대아 때문에 밤새 뒤척이며 잠을 못 이루는 일'은 '곤란, 곤혹'이고 '며느리에게 뺨을 맞은 시어머니'나 혹은 '며느리에게 뺨 맞은 걸 아들에게 호소하다 맞을 짓 했다는 소리를 들은 시어머니'의 경우는 '곤욕'이다.

'보기조차 싫은 사람과 억지로 같이 앉아 밥을 먹어야 하는 일'은 '곤혹'이거나 '곤란'이지만, 주말 저녁 느긋이 소파에 기대앉아 생방송 텔레비전 음악프로를 보다가 졸지에 백댄서들이 흔들어 대는 '다른 어떤 것'까지 보게 된 시청자들의 경우는 '곤욕'이다.

곤욕과 곤혹의 차이를 잘 몰라 당황스러운 일이야 '곤혹'이지만, "배웠다는 사람이 곤혹과 곤욕의 차이도 모르느냐"고 빈정거리는 소리를 듣는 일은 '곤욕'에 가깝다.


(이진원의 '우리말에 대한 예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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