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오대강[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 영산강]을 하나로

거대한 양자강에서 물을 다스리고 또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는 물길을 만들어낸 중국인은 운하가 생존을 하기위한 필요충분조건이었던 것이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양자강의 범람으로 많은 사람들이 물속에 생매장되는 비극을 극복하고 식량을 증산하기위해서는 강의 물을 다용도로 이용해야만 했다.
 
양자강변의 넓은 삼각주평야는 황금을 캐내는 땅이다. 비옥한 옥토는 씨앗을 뿌리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잘 자랐다. 그 대신 물을 잘 다스려야만 가능하다. 물은 아래로 흐르기 마련이다. 이미 흘러가버린 물을 끌어올려 다시 사용해야 한다. 여러 방면에 걸쳐 사용해야 한다.
 
치수(治水)의 마인드는 여기에서 출발한 것이다. 모든 사람들이 불가능하다고 여긴 것을 구상해서 만들어낸 것이 물을 높은 곳으로 흐르게 하는 일이었다.
 
하류까지 가버린 물을 어떻게 다시 상류로 끌어올릴까?
 
수많은 사람들이 고민해 왔던 치수해결의 출발점이다. 인류가 물을 마시면서부터 시작됐던 미완의 문제로 언젠가는 속 시원하게 풀어야할 과제라 하겠다.
 
낮은 곳의 물이 높은 곳을 향해 흐른다? 매직 쇼일까?
 
고대 중국인들이 그토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힘을 쓴 것은 오로지 물의 흐름을 원하는 방향대로 끌고 가는 것이었다. 인공 강을 만들고 수로를 새롭게 파서 도랑을 치고 물길을 만들었다.
 
물의 흐름은 우리들이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물은 스스로 변하기를 바라는 물질이다. 담는 그릇에 따라 여러 가지 모양으로 변하면서 물은 아래로만 흐르기를 바라지 않는다. 이제는 더 높은 곳을 향해서 위로 흐르는 물은 꿈이 아닌 현실로 다가섰다.
 
중력이 작용하는 지구위에서 물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내리기 마련이다. 허지만 과학자들은 중력을 거슬러 물을 아래에서 위로 움직이게 할 방법을 고안해 냈다. 필요하다면 기어이 만들어 내고 마는 것이 인간사의 진리이다. 원리는 아주 간단하고 쉽다. 번득이는 발상의 전환이 획기적일 뿐이다.
 
미국 오리건 주립대학의 물리학자 하이너 링커박사가 주인공이다. 일반적으로 아주 뜨거운 냄비에 물을 약간 부으면 바닥에 닿기도 전에 물방울이 되어 통통 튀어 오르면서 냄비 밖으로 떨어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작은 기적의 현장이다.
 
아래로 흘러야 할 물이 위로 이동하지 않았는가!
 
그것도 요란한 소리를 내며 위로 튀어 올랐다. 신비한 모습이라 하겠다. 높은 곳으로 이동한 물방울을 받아내기만 한다면 기적을 현실 속으로 가져올 수 있는 것이다. 냄비위에 톱니 모양의 작은 계단 케이스를 설치해서 물이 이곳을 통해 위로 올라가게 하는데 성공한 것이다.
 
뜨거운 냄비 바닥에 물을 부으면 먼저 바닥에 닿은 부분이 급히 증발하면서 수증기 쿠션을 만든다. 이 쿠션은 바로 윗부분의 물방울을 아래에서 떠받치게 된다. 이 때문에 물방울이 공기 중에 떠오르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이때 머리카락처럼 가는 계단식 통로를 만들어 주면 물방울이 이를 타고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물방울이 자신을 밀어주는 수증기에 실려 위로 올라가게 된다는 말과 같다.
 
수증기는 계단식 통로 안에서 출구를 찾아 위로 상승하며 이때 물방울을 같은 방향으로 밀어 올려 결국 물의 상향운동이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어려운 과제 몇 가지만 더 해결해주면 수냉식 냉각장치가 앞으로 6년 안에 컴퓨터 부품으로 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태까지 인류가 꿈꾸던 물의 이용이 지면의 높낮이에 관계없이 자유로워지리라 믿는다.

최근에는 한강과 낙동강을 하나로 묶어 경부운하를 만들자는 이야기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계공학적인 입장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며 사회간접자본의 파급효과에도 메가톤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믿는다.

기계장비가 전무하던 시절에 달랑 쥔 삽 한 자루로 양자강과 황하 강을 연결한 고대중국인들이 있지 않는가. 2500km에 이르는 엄청난 수도를 파고 물길을 만들어 배를 띄운 그들이야 말로 인류가 남긴 거대한 걸작품의 주인공들이라고 여겨진다.

우리 땅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물을 활용하기위한 국토 대 개혁론을 알아보자. 대한민국전체의 하천상세지도를 펼쳐놓으면 경부운하라는 대사업도 일부구간만 연결하면 쉽게 물길이 합해 지리란 생각을 누구나 갖게 된다.

서울에서 부산을 잇는 500km의 내륙운하를 건설하는 일이 눈길을 끈다. 이미 한계에 달한 육상철도, 도로수송능력으로 서울 ⇔ 부산간 운송비가 부산에서 미국까지 가는 해상운송비용보다 높다는 사실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 발생되는 교통체증으로 연간 13조원이 넘는 엄청난 경제적 손실이 쌓여가고 이런 물류비용은 매년 2조원씩 증가한다고 하니 가히 천문학적 숫자의 손해를 자초한 샘이다.
 
운하는 관광레저 산업에도 이용될 뿐만 아니라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일석삼조(一石三鳥)의 효과가 있다고 보여 진다. 어렵다고 생각하면 불가능하고 힘들겠지만 할 수 있다고 믿는 자에게는 아주 쉽게 실현가능한 일이다.
 
충주호가 있는 월악산을 관통하는 20.5km의 터널을 뚫어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공사가 중요 포인트이다. 수면의 높낮이를 조절해야 뱃길이 살아난다. 그곳에는 갑문(閘門)을 만들고 남한의 중앙에 물길 고속터널을 만들자는 공론이 일고 있다.
 
새롭게 한국의 국토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2003년 통일독일이 구(舊)동독지역의 경제발전을 서독지역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만든 운하를 보면 된다.
 
독일 동부 막데부르크에서 개통된 유럽 최대의 운하교는 다리를 만들고 다리 위로는 사람이나 차가 다니는 길로 쓰는 것이 아니다. 물이 흐르는 수도(水道)인 것이다.
 
그러니까 강 위로 새로운 강이 크로스해서 지나가게 인공 강을 만들었다. 강물이 공중으로 흐를 줄을 누가 감히 상상이나 했겠는가? 그것도 강 위로 강이 지나가다니 기적의 마술 쇼가 일어난 현장이라 하겠다. 최첨단의 희한한 아이콘 상품이라 하겠다.
 
수도(水道)에는 물을 가득 채워 유람선과 바지선이 다닐 수 있도록 했다. 독일인다운 참신한 아이디어라 하겠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 위로 수도가 지나간다. 강을 가로질러 그 위로 물길을 만들었으니 강 위에 새로운 강이 지나가는 편이다. 그것도 배가 다니기 위해 만든 물길이다. 물위로 만든 다른 물속에 배가 지나가다니 가히 상상도 못할 기적이다. 놀라운 발상이라 하겠다.
 
현재 우리의 건축시공기술로 경부운하를 건설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다. 우리나라는 경부 축선간의 물동량이 80%를 차지하는 마당에 도로가 거의 전부를 맞고 있으며 도로운송은 이미 한계점에 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