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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산 윤영근의 소설표해록 - 8. 바다를 지키는 도저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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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0호] 승인 2009.04.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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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 200여개의 풍경명소가 별처럼 뿌려져 있는 서호

아무튼 그녀는 최고의 미인이었다. 한나라의 최고 책임자를 껴안고 놀아날 수 있었다는 것은 그녀만이 가능했던 일이다. 그녀에 대한 이야기 중에는 그녀가 아파서 얼굴을 찡그리면 그것도 좋게 보여 나라 안의 모든 여성들이 따라하며 얼굴을 찡그렸다고 한다. 천하의 미인이었음을 증명해주는 말이라 하겠다.
 
한 나라의 황제를 자신의 치마폭 속에 가두고 주물러댔던 미녀는 밤낮이 따로 없었다. 오로지 황제를 껴안고 질탕하게 놀아나는 것이 그녀의 과제이자 주어진 몫이었다. 여체에 놀아난 황제는 세상에 보이는 것은 오직 서시의 발가벗은 몸뚱이 뿐이다. 남녀가 껴안고 농탕치는 데는 밤낮을 가릴 필요가 없었다.
 
“여봐라 옷을 벗고 가까이 오너라.”
 
“몸에 찰싹 달라붙은 옷은 칼로 찢어야만 벗겨집니다요.”
 
여체에 이끌린 황제는 본능적으로 부드러운 여자의 몸뚱이를 끌어안는다. 용광로처럼 타오르는 뜨거운 성욕을 누르며 아무리 급해도 먼저 그녀의 옷을 벗겨야 한다. 일에는 순서가 있다.
 
황제의 숨소리가 빨라지며 여인을 더듬는다. 그럴수록 여인은 몸을 빼며 애간장을 태운다. 발정한 수퇘지를 다루듯 여인은 능란한 몸놀림으로 남자를 농락한다. 여자의 깊고 깊은 곳에 손을 댄 황제는 걸친 비단을 먼저 찢어 벗겨야 한다.
 
마른침을 삼키며 황제는 멀쩡한 비단옷에 가위질을 해댔던 것이다.
아양 떠는 미녀는 몸을 비비꼰다.
 
“아이이, 더 더….”
 
아양 떠는 여인의 콧소리에 황제의 몸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며 버둥댄다. 비단 찢어지는 소리는 나라가 허물어져 가는 신호음이었다.
 
“찌지직, 찌지직….”
 
서시의 최후는 미인박명이었다. 주나라를 침입한 흉노에 의해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으며 오늘날에는 중국의 4대 미인으로 그것도 제일 처음 언급되는 미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서호를 중심으로 한 서호 풍경명승구는 중국의 국가 급 풍경명승구인데 호수 안에는 200여개의 풍경명소가 별처럼 뿌려져 있다. 호수를 막으면서 만들었던 제방 둑을 예쁘게 가꿨는데 이름난 소제춘효(蘇堤春曉)가 그것이다.
 
소제란 북송시대의 천재적인 대시인 소동파가 2년간 항주 자사로 근무(1089년)하면서 당시 20만 명의 민간인을 동원하여 만든 기다란 제방 둑이다. 튼튼한 둑은 지금 보아도 단단하다. 그를 기리는 항주사람들의 마음을 담아 백제(白堤)라 부른다. 온전한 모습으로 지금껏 호수를 지켜내는 둑이 단단하기만 하다. 서호의 출입하는 길목을 꽃길로 가꿨다.
 
거기에 나무를 심고 길가양편에는 꽃을 가꿔 꽃향기가 호수를 가득 채워준다. 5백여 그루의 모란꽃과 2백종 1만5천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이른 봄의 안개 속에 묻힌 호수의 아름다움에 반해 붙여진 이름이다.
 
호수가를 걷다보면 물속에서 떼 지어 노니는 분홍빛 잉어가 물결 따라 하늘거린다. 보는 이의 얼굴이 그림자로 떠오르면 살아왔던 과거를 반추해보고 더 많은 내공을 쌓아 가면서 살아갈 길을 다잡아 보는 시간을 갖게 해준다.
 
지식과 정보의 세상! 그리고 빠른 네트워크가 우리들을 규정짓는 현대를 살아가는 오늘 지나왔던 시간들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추정하며 돌아올 앞날을 따라 잡는다.
 
서호의 아름다움을 이름 지어 부르기를 즐겨한 중국인들은 단교잔설(斷橋殘雪)이라하며 서호 중간에 있는 다리를 예찬했다. 겨울에 눈이 녹으면서 마치 다리가 끊어진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며 교묘한 모양을 보여주는 다리를 즐겨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서호는 맑은 날보다는 구름이 가득 낀 날에 더 많은 사유를 불러내며 멋을 부려준다. 보기 싫은 것들은 구름이 가려주고 숨겨버리며 보는 이의 생각을 밝고 넓은 곳으로 이끌어 준다.
 
그래서 비 오는 날에는 이보다 더 강렬한 필링으로 머리 속에 각인된다. 못다 한 사랑이 있다면 이런 날 함께 서호를 둘러보면 저절로 사랑의 결실이 이루어질 것이다. 일부러 작은 우산을 하나만 준비해서 함께 비를 맞는다면 반드시 천하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즐겨 사용하는 사랑쟁취의 방법이다.
 
더구나 항주는 물의 도시로서 기후가 원래부터 습하다. 위도 상 제주도보다 남쪽에 위치한 항주의 기후는 온난하며 따뜻하다. 희뿌연 공기와 안개는 서호를 감싸며 고고한 아름다움을 거의 날마다 보여준다.
 
서호의 가운데에는 인공으로 만든 섬이 있다. 늘어진 버드나무를 심어 시심(詩心)이 우러나게 해준다. 섬의 남쪽에는 높이 2m의 석탑이 있는데 석탑의 구멍으로 떠오르는 달을 보는 것이 서호의 절경으로 삼담인원(三潭印月)이라고 한다.
 
서호는 달이 있는 밤에 둘러보아야 한다. 서호의 유람선은 행여나 호수를 오염시킬까봐 기름을 쓰지 않고 전기에너지로 다닌다. 호수를 맑은 물로 지키려는 중국인들의 굳은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석등에 불이 켜지고 밝은 달이 떠오르며 물속의 그림자로 솟아오른 불덩이까지 모두 3개의 불이 눈 속으로 들어오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아름다움의 극치라 하겠다.
 
지붕선만 어렴풋이 보이는 산속의 정자가 어린시절의 낭만 속으로 이끌어 준다. 서호가 보여주는 자연의 위대함이다. 서호를 처음 보는 이들은 너무 큰 규모에 놀라지만 아기자기하게 가꾼 호수를 보면 한 번 더 놀란다고 한다. 일단 호수 속으로 깊이 빠져 들어가야 호수의 참 멋을 볼 수 있다.
 
구겨진 인간의 심성을 바르게 펴주는 일은 물이 쉽게 해준다. 철철 넘치는 호수는 그래서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다. 아무리 많이 쌓인 스트레스라도 서호를 바라보는 순간 말끔히 씻어낼 수 있다.
 
아-아, 사시사철 아름다움으로 단장한 항주의 서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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