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회가 백령도 돌고 제주도 찍고 경주 등 관광명소만 골라서 연수를 하더니 드디어 발등을 찍었다. 연수를 했는지 음주가무를 즐겼는지 이번 임시회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제129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가 열린 23일 강인규 의장이 광주 도시철도 1호선 구간 나주 연장 건의안과 혁신도시 이전기관 부지매입 촉구 결의안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예정된 의사일정에 따라 진행되던 본회의가 산회를 앞두고 술렁거렸다.

▲ 김민주 기자

김세곤 의원이 발의한 ‘광주 도시철도 1호선 구간 나주 연장 건의안’에 대한 제안 설명과 심의를 하지 않고 산회를 선포하려하자 김철수 의원이 이의를 제기했고 그때서야 강 의장은 의안을 심의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고 제1차 본회의를 마쳤다.

이 과정을 주의 깊게 살펴보면 회의진행에 커다란 문제가 있음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을 심의하지 않고 철회하기 위해서는 안건 발의자가 철회를 위한 수정동의안을 제출하고 의장은 의원들의 제청을 물어 처리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이번 임시회 본회의에서는 이러한 절차를 아예 무시하고 상정된 안건을 “의원들과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는 명분을 앞세워 유야무야 넘기려 했던 것이다.

참으로 소도 웃을 일이다. 의정활동을 위해 매년 전국 명승지를 돌면서 연수를 한 결과가 겨우 이것 밖에 되지 않는 다는 것은 나주시의회 구성원들의 자질이 의심스러울 뿐이다.

회의진행 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의회가 시민을 대변해 집행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까 의원 스스로가 반성해야 할 심각한 문제다.

또, 자신이 발의해 본회의에 상정한 안건을 불과 15분 만에 의원들과 심도 있는 협의가 필요하다고 제안 설명을 철회한 김세곤 의원의 저의가 무엇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의원이 본회의에 결의안이나 건의안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동료의원들의 찬성여부 등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충분히 문제점을 예견하고 보완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본회의장에서 회의진행의 미숙함을 드러내는 촌극을 벌인 것인 나주시의회의 현주소를 극명하게 표현한 무지의 극치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