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

사고를 당했다
?
?
하고 생각하자
분노의 불꽃이 내 세포를 태우기 시작했다

무차별 난사하는
어느 무뢰배의 총탄처럼
분노는 내 몸을 처절하게 녹여내고 말 것 같았다

겨울잠에서 깨어난 청개구리 한 마리
길을 찾아 팔딱거리다가
내 발바닥에 밟히고,
결국 길을 멈추고 말았다

살아있는 나는
여전히 물음표로 팔딱거리고
개구리는 느낌표인 양 말이 없다
느낌표는 언제부터 묵음이었을까
어떤 울화도 일단 받아들이면
침묵의 바다에 침잠할 수 있는 것인가?

봄을 재촉하는 미풍 한 줄기
물음에 답하듯
진땀으로 얼룩진 내 잔등을
살포시 어루만졌다

분노의 불꽃이 잦아들자
먼빛 아지랑이 가물거리는 게
꼭 !처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