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화탑은 북송개보(開寶) 3년(970년)에 지어진 것이다. 첸탕강[錢塘江]북쪽연안 월륜산(月輪山)에 위치하며 하늘높이 치솟는 파도와 물 폭포를 막고자 만들어진 일종의 비보풍수지리에 의한 염원을 담은 탑이라 하겠다.

탑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육화란 의미는 원래 불교에서의 규약인 육합을 말한다. 천지사방(天地四方)을 뜻하며 일단 탑에 올라서면 항주의 모습과 함께 넓은 시야에 들어오는 강의 파도를 볼 수 있다.

그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처음의 모습을 유지한 체 수려한 자세를 뽐내는 탑이 볼만하다. 나무로 만든 탑은 당시 건축계의 거장인 유호(喩皓)가 목경삼수(木經三首)를 근거로 설계해서 바깥에서 보면 13층이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7층이다.

내부는 달팽이처럼 빙빙 돌며 나선형 계단식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전체 높이만 하더라도 60m나 된다. 중국목조 건축분야의 걸작으로 평가되며 지금은 전국 중점문물보호단위중의 하나로 지정되었다고 한다.

오늘날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 상품이 되었지만 당시에는 시도 때도 없이 터지는 강둑을 막아 지켜주고 신비한 볼거리를 보기위한 전망대였다고 한다. 강변에는 목탑 곁으로 해신묘(海神廟)가 있다. 최부 일행은 먼저 탑 위로 올라갔다. 보편적으로 해소(Tidal bore)란 조수와 간만의 차이가 큰 하천의 입구에서 많이 발생한다.

강과 함께 바다 밑바닥의 생김새와 깊은 연관이 있는 것이다. 강에서 흐르는 물의 양과 빠르기에 관계가 있는데 특히 하천의 하구가 나팔처럼 벌어지고 삼각강을 이룬 곳일수록 물 벽이 높이 올라가며 신비한 모습을 연출해서 세계적인 불가사의로 경이로움과 함께 볼만한 구경거리다.

두 손을 벌리듯 밖으로 나갈수록 벌어지고 넓어지면 물 폭포나 절벽이 더 높이 올라가면서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조금은 경사가 지며 수심이 얕아야 하고 강물의 흐르는 양이 많으면 많을수록 높은 물 벽이 생긴다.

브이[∨]자 모양의 벌어진 강으로 앞쪽이 넓고 뒤로 가면서 오므라들어야 크고 높은 파도가 일어난다. 조석간만의 차이가 많고 바닥이 얕으면 양쪽에서 부딪치는 물길 사이에는 더 높은 물 벽을 만들어낸다고 한다.

큰 바다에서는 흐르는 물살과 밀어닥치는 밀물이 싸우면서 점차적으로 물 벽의 높이를 더해가며 강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이때 나는 소리가 어찌나 크고 괴상한지 괴물이 짖어대는 소리로 들리며 듣는 이들의 가슴을 조여 준다.

첸당강[錢塘江]은 밀물 때는 호수가 되고 썰물 때는 육지가 된다. 항주사람들이 일년 중 밀물이 가장 많이 드는 8월 18일에 강의 하구에 모여들어 유람을 하는 곳이기도 한다.

최부일행은 배에서 내려 강기슭으로 올라가 수레를 타고 10여리쯤 되는 절강으로 다시 가서 배에 올라 강을 건넜다. 강물은 산을 따라 꾸불꾸불 흐르고 있었는데 산에 부딪친 물결이 되돌아오면서 난데없는 폭포를 만들어낸다. 집체보다 더 높은 물 절벽인 것이다. 그래서 강의 이름도 자른 듯 물 벽이 생기기 때문에 절강이라 했다.

강줄기는 서남쪽으로 뻗어서 복건(福健)으로 달리고 동북쪽으로는 바다로 통한다. 강 옆에는 임시로 물을 모아둔 저수지가 있었다. 강 따라 크고 작은 저수지가 60여개는 되었다.

엄청나게 큰 돌을 모아 쌓은 제방은 튼튼했다. 전당 강에 어울리는 공사라 하겠다. 강의 입구는 어찌나 넓은지 이곳이 강인지 바다인지 구별이 안 된다. 그래서 만들어진 강 속의 폭포는 첸탕강만이 품고 있는 세계제일의 물 벽인 것이다. 이런 현상을 해소라고 하는데 일본에서는 ‘쓰나미’로 부른다.

세계 제일의 해소가 일어나는 첸탄강 입구

세계 제일의 해소가 일어나는 곳이 바로 첸탕강의 입구다. 그 다음이 남아메리카 대륙의 세계적인 대하천인 브라질의 아마존 강이다. 이 외에도 북아메리카 대륙의 태평양 연안으로 흘러 캘리포니아 만으로 유입되는 콜로라도 강, 영국의 카디프만으로 유입되는 서번 강과 런던 시내를 관통해서 흐르는 템스 강 및 프랑스의 수도를 관류하는 센 강도 잘 알려져 있다.
 
또한 인도의 갠지스 강 입구로 유입되는 후글리 강이나 남아메리카 대륙의 열대 태평양 연안국인 에콰도르의 리오과야스 강 등에서도 해소 현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 되어 있다.
 
강이 흐르는 물길에 좁은 계곡이 있을 때는 조수의 흐름에 이상이 발생하면서 하류보다 오히려 상류 쪽에 더 큰 조차가 일어나 놀랄만한 볼거리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영국의 수도를 지나가는 템스 강이 있는 런던교 부근의 조차가 강의 하류인 노어(nore)보다도 1m나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곳에서는 약 6시간마다 상류와 하류에서 물의 방향이 뒤바뀌는 기묘한 일이 벌어지고 그때 생긴 진귀한 물 폭포를 상호반전폭포(Reversible water fool)이라고 부른다.
 
케나다 뉴브런즈주의 세인트존 하천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 되어 있다. 밀물 때에는 좁은 수로의 수위가 높아져 폭포가 상류를 향하여 거슬러 올라가고 썰물 때는 상류의 퇴수가 원활하지 못해서 좁은 수로의 양쪽 수위의 차가 3?4m에 이른다고 한다.

절강성의 첸탕강에서도 물 벽의 높이가 6?7m일 때도 있다는데 갑자기 밀려오는 물 벽으로 인한 해소의 기관(奇觀)을 구경하던 자들이 떼죽음을 맞이할 뻔한 일이 자주 일어난다고 한다.
 
항주(抗州)만의 나팔같이 벌어진 곳에서 황해의 바다물이 부딪쳐 만든 해소현상은 첸탕강의 풍부한 유량과 거센 황해바다의 밀물이 충돌해서 생기는 자연현상으로 예기치 못한 피해를 가져올 때도 있다고 한다.

해소는 예나 지금이나 많은 이들의 호기심을 끌어 모은다. 저우산[舟山]군도를 사이에 두고 발생되는 해소는 어느 일정한 틀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놀랍게도 천 번을 보아도 그 기세와 경관, 위치 및 장소가 다르며 같은 곳에서는 똑같은 피해를 되풀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날 현대 과학이 밝혀낸 강 입구의 바다에서 만들어지는 해소에는 일반적인 특징이 있다.

밀물의 시간이 짧으면 대신해서 썰물의 시간이 길어진다. 이는 강바닥의 높낮이가 울퉁불퉁해서 생긴 운동에너지의 차이로 생기는 현상이다.

달과 함께 지구의 자전영향으로 큰 강의 양쪽 둑에 다소의 수위차이가 있기도 한다. 물속에서 갑자기 나타난 폭포와 물기둥을 본 최부는 너무 놀라 가슴을 쓸어내렸을 모습을 상상만 해도 재미있다. 그가 남긴 기록으로는 감탄사를 연발하며 쳐다보았다고 했다.

“와-와, 강 속에 물 벽이 생겼다!”

신비한 자연의 볼거리다. 최부를 짓누르는 슬픈 감정은 가실 줄을 모른다. 아버님의 상을 치루지 못한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고 답답하다. 모진 것이 목숨이라고 아직까지 살아있는 자신이 고마울 뿐으로 정말로 살아서 집에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다. 첸탕강변의 영파부 쪽으로 가는 강변기슭 길 10여리에는 상점이 즐비하였고 큰 선박들이 많이 모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