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한부 선고를 받은 대학 교수의 감동적인 ‘마지막 강의’

2007년 9월 18일, 말기 췌장암에 걸려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카네기맬론대학교 컴퓨터공학 교수 랜디 포시가 피츠버그 캠퍼스에서 ‘마지막 강의’를 했다. 학생과 동료 교수 등 400명을 앞에 두고 펼친 고별 강의는 유쾌한 웃음으로 시작해 이내 울음바다가 되었다.

이 명 강의는 동영상으로 제작되었고 유튜브를 통해 빠르게 전파되었다. 그리고 그의 마지막 강의가 입 소문을 타면서 대중은 열광적인 반응을 보내기 시작했다. 누군가에 의해 독일어, 중국어, 스페인어로 번역된 동영상을 본 시청자 수만 해도 전 세계에 걸쳐 천만명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렇듯 《마지막 강의》는 책으로 나오기 전에 먼저 동영상으로 유명해졌다.

이 책의 모태가 된 ‘마지막 강의’ 동영상은 저자인 랜디 포시가 어린 자녀들에게 영상으로 쓴 유언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는 “교양 강의라는 명목 아래 나는 스스로를 병 속에 넣었다. 이 병은 미래의 어느 날, 바닷가로 떠내려와 내 아이들에게 닿을 것이다. 만약 내가 화가였다면 아이들을 위해 그림을 그렸을 것이다. 음악가였다면 작곡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강의를 하는 교수다. 그래서 강의를 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 웃음이, 책을 덮을 때는 눈물이 된다’는 역자 심은우의 말처럼 《마지막 강의》는 웃음과 눈물이 모두 담긴 책이다. 랜디 포시는 삶과 죽음, 그리고 꿈이라는 요소를 버무려 감동을 빚어냈다. 또한 남은 삶을 불평으로 채우기보다는 가족들의 미래를 위해 마지막을 준비한 저자의 의연한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다.

《마지막 강의》에는 이제 겨우 여섯 살이 된 첫째와 세 살 짜리 둘째, 18개월짜리 막내딸을 두고 가는 아버지의 마음이 잘 드러난다. 랜디 포시는 아버지가 없기 때문에 아이들이 받을 상처를 걱정한다. 그리고 아버지 없이 세 아이를 걸러야 하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과 사랑하는 아내의 곁을 떠나야 하는 남편으로서의 안타까움도 담겨있다.

이 책은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한 교수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인사로서,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은 소설이지만, 이 책 〈마지막 강의〉는 실화다.

특히 이 책은 오늘을 힘겨워하는 많은 이들에게 내일을 살아갈 용기를 선사하고, 삶을 살아가는 즐거움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삶을 살아가는 즐거움과 용기를 얻고, 자신도 모르게 잃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소중한 꿈을 되찾는 방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누구나 ‘나에게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나는 무슨 일을 할까’라는 고민을 많이 항 것이다. 랜디 포시는 자신의 가족을 위해,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자신의 학생들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그런 일을 원했다. 그가 선택한 것은 평생을 몸담고 있던 대학에서의 ‘마지막 강의’였다. 이 강의를 통해 아직은 자신의 어린 아이들에게 전할 메시지를 담았고(훗날 그들이 커서 아버지의 메시지들을 들을 수 있게 DVD로 만들었다), 평생을 함께 하기를 약속한 아내를 위해 마지막 강의에서 특별한 이벤트를 기획했다. 그리고 자신이 살아오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한 지혜와 실천덕목을 강의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전달했다.

책의 말미에도 나와 있지만 그가 마지막 강의를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건 어떻게 당신의 꿈을 달성하느냐가 아닌 어떻게 당신의 인생을 이끌어 나갈 것이냐에 관한 것이라고 이야기를 해준다.

포시 교수는 마지막까지 밝은 모습을 잃지 않았지만, 임종을 앞두고 샤워를 하면서 끝내 눈물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부인과 어린 자녀를 두고 먼저 가는 게 슬퍼서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에게 더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하는 게 아쉬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의 자택에서 많은 이들의 간절한 기도에도 불구하고 2008년 7월25일 생을 마감했다.

그는 비록 암을 이기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지만 강의 동영상에 나오는 그의 모습은 여전히 활기차고 즐겁게만 보여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얘기해주고 떠났다.(책 속에 동영상이 포함돼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