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0페이지의 절망, 그리고 단 한 줄의 가장 아름다운 희망!
감히 〈성서〉에 비견되는 소설!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포위 당한 느낌이다. 압도적이다. 아버지와 아들, 인류에 관한 이야기다. 곧 닥쳐올 우리 미래에 관한 이야기다. 완벽한 어둠, 누군가 갑자기 얼굴에 횃불을 바싹 들이댄 느낌이다. 마지막 책장을 덥고 나면 당신은 격렬히 몸을 떨면서 눈물을 터뜨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슬픔이 진정 아름답고 희망적이라는 데 또한 놀라게 될 것이다. -소설가 조경란

간결하면서도 미스터리가 가득하고, 신비롭고도 모호한 동시에 매우 명료하고 분명하다. 《로드》는 도피나 위로의 형식을 취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이 보여주는 두려움 없는 교훈은 그 어떤 구원보다 잊기 힘들다. -뉴욕타임스

아름다운 묵시록이다. 희망이 없을 때 희망은 가장 숭고해 진다는 전언을 이 소설은 여로의 구조로 치밀하게 장악한다. 그래서 감동적이다. 이 감동에 대해서는 자세히 말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가이드가 해가 되는 여행도 있는 법이다. -문학평론가 신형철

2007년 퓰리처상 수상, 아마존과 뉴욕타임스 베스트 1위, 오프라 윈프리 북클럽 선정, 스티븐 킹이 뽑은 올해의 소설 1위, 모두 이주의 추천도서 《로드》를 수식하는 경력들이다.

소설의 배경은 대재앙으로 아무 것도 남아있지 않은 지구. 무채색의 황폐하고 고요한 땅. 신은 사라지고 신을 열렬히 찬미하던 이들도 사라진 땅. 그곳에 아버지와 아들이 길을 걷는다.

지구에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명시되지 않았지만, 문명은 파괴되었고 지구의 거의 모든 생명은 멸종했다. 세상은 잿빛이다. 불에 탄 세상은 온통 재로 뒤덮였고, 하늘 가득 떠도는 재에 가려 태양도 보이지 않고 한낮에도 흐리고 뿌연 빛만 부유한다.

남쪽을 향해 가는 그들에게는, 생활에 필요한 얼마 안 되는 물품들을 담은 카트와 만약의 경우에 대비해 자살용으로 남겨둔 총알 두 알이 든 권총 한 자루가 전부다.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살아남은 자들은 먹을 것을 찾아 텅 빈집들과 상점들과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연명하기 위해 인육을 먹는 사람들도 있다. 심지어 트럭을 타고 다니며 인간을 사냥하는 무리도 있다.

남자와 소년은 밤마다 추위에 떨었고, 거의 매일 굶주렸다. 식량은 늘 부족했고 숲에 만드는 잠자리는 춥고 불안했다. 수일을 굶다가 운 좋게 먹을거리를 만나면 그들은 주린 배와 카트를 채운다.

남자와 소년은 바다가 있는 남쪽을 향한 여정에 있다. 그곳에 무엇이 있을지, 왜 남자는 위험을 무릅쓰고 안간힘으로 남쪽을 향해 가는지 알 수 없다.

다만 아들에게 남자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불을 옮기는 사람들이다.”

이 책 《로드》가 그리는 세계가 그리 낯설지 않게 다가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저자는 구체적인 묘사와 설명 대신 시적인 언어로 어렴풋하지만 누구나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황폐함으로 우리를 인도한다. 아버지와 아들의 이름도,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기에 이 세상이 온통 폐허가 되었는지도 설명해주지 않는다. 시점의 이동도 빈번하고, 현실과 기억이 중첩되기도 하고, 때때로 시간은 직선적인 흐름에서 벗어난다. 독자는 선문답 같은 대화도 종종 만나게 되며 말로 표현하기 힘든 묵직한 어떤 것과 만나게 된다.

그것은 이 책을 수식하는 화려한 수상경력으로도 다 말할 수 없는 것, 바로 죽음의 세상에서 살아남는 일, 나아가 사랑하는 사람을 이 세상에 남겨놓아야 하는 일에 대한 강렬한 메시지이다.

《로드》는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혹은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존재의 물음에 대한 대답과도 같은 책으로서 이 책에 대한 열광적 환호는 단지 언론과 평단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었다. 출간 직후 미국에서만 180만부 이상이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고, 이러한 성과에 힘입어 영화로도 제작중이다. 근래에 보기 드문 수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