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숙
금성산 봉우리 하나 내려와
묵정밭에 뿌리 내리고
민초들의 작은 꿈이 되었다
묵정밭을 가꾸고 어루만져서
꽃 피우고 열매 맺으니
하늘 푸르러 풍성하여라
누이야, 마음을 뻗어
저만치 구석에서 제 발치만 내려다보는
풀꽃의 손을 그윽하게 잡아보자
품안 가득 젖은 한숨도 안아 주고
편견의 칼날도 눕혀 고루 감싸고
기가 딱 막힌 억울함도 풀어주자
서로의 삿대질도 다독거리고
저 혼자 흘러내리다가
외롭게 말라버린 눈물 없는지
두루두루 뒤란까지 살펴보자
상처 입은 혼을 위로하고
흔들리는 허방을 눈물로 뛰어넘어
푸른 피로 채우노니
젊은 근육이여, 불끈 일어서거라
우리 너에게서 새 힘을 얻고
새 영혼을 가꾸리니
달빛이 뛰어와 싹을 틔우고
햇빛이 달려와 아름드리 키우리
황금 지면에 직필의 기사들 출렁거리고
눈 맞춘 가슴마다
줄기줄기 솟구치는 희망이 되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