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지 30여 년 만에 영산강 황포돛배가 지난 21일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되살아났다. 물류수송을 위한 배가 아니라 관광용 돛배로 부활된 것이다.

삼한시대 이후 조선시대를 거쳐 1970년대까지 나주평야의 농산물과 홍어 등 각종 물자를 운반해오면서 영산강 뱃길의 주역으로 애환을 함께 해온 황포돛배의 부활은 반가운 일이다.

나주시는 삼한지 테마파크 다야뜰에 전통나루터를 설치하고 중촌포구까지 왕복 6킬로미터 구간을 운항할 예정이며 황포돛배는 나주시가 전남도로부터 기증 받아 운영하게 된다.

하지만, 황포돛배에 거는 기대만큼 걱정도 크다. 대형 돛을 달고 자연바람을 따라 운항하는 것이 아니라 인력 등 주어진 여건에 맞춰 엔진동력을 이용해 황포돛배가 달리기 때문이다.

또, 황포돛배를 운항하기 위해서는 2명의 선장 외에 구조선과 구조선 선장, 안전요원 등이 배치되어야 하며 엔진동력에 필요한 기름 값도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황포돛배 운항에 필요한 최소한의 인건비와 유지관리비 등을 감안할 때 나주시가 부담해야 할 연간 예산은 2억여 원으로 요금수입만으론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실이다.

나주시는 황포돛배를 운항할 선장을 당장 채용하지 못해 시 공무원 가운데 조정면허소지자를 우선 배치하고 구조선선장은 인근지역 주민을 물색해 당장 운항에는 문제가 없다.

하지만, 주5일 근무제가 시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휴일근무에 매주 월요일에만 쉴 경우 형평성에 어긋날 뿐 아니라 근무의욕도 현저하게 떨어져 안전사고의 위험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정원이 12명인 황포돛배에 선장만 탑승시킬 예정으로 알려지고 있어 안전사고가 발생할 경우 신속한 대처가 이뤄질 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다.

나주시는 황포돛배를 시범운항 기간을 거쳐 삼한지 테마파크와 함께 위탁 운영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것 또한 결국에는 특정업체에 대한 특혜가 될 수 있다.

영산강운하, 뱃길 복원 등과 함께 신 영산강 르네상스시대를 열망하는 시민들의 염원을 담고 있는 황포돛배가 계륵(鷄肋)이 되질 않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