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남고문 일대는 혁신도시건설 궤도수정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를 규탄하는 결의대회에 동참하기 위해 모인 시민들의 뜨거운 열기와 분노에 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집회 도중 촉촉이 내리는 비와 싸우며 끝까지 자리를 지킨 시민들은 혁신도시는 계획대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김성재, 김종운 시의원은 삭발을 감행하는 투혼을 보였다.

▲ 김민주 기자

하지만, 2시간 30분 정도 진행된 집회를 지켜보던 대다수 시민들은 이제는 집회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고 그 의미마저 퇴색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왜 이들은 집회문화가 개선되지 않으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없다는 불안감에 휩싸였을까?. 그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주체라 할 수 있는 시민들을 전혀 배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집회를 함에 있어 열기를 고조시키고 누군가 군중들을 이끄는 역할을 하기 위해 단상을 설치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지만 과연 그 단상에 장시간 앉아있어야 할 대상이 누구인가.

반복되는 남고문 집회에서 '그 밥에 그 나물'이라는 비아냥거림이 일 수 밖에 없게 각종 감투를 쓴 특정인들만의 점유물로 인식되는 높은 단상은 더 이상 시민들을 설득할 수 없다.

오직 혁신도시가 계획대로 건설되길 염원하며 집회에 동참한 시민들은 차가운 도로 위에 앉아 끓어오르는 분노를 억지로 참고 시민들의 뜻을 정부에 전달하기 위해 목청을 높였다.

이에 반해 단상에서는 직함을 붙여 일일이 소개하고 연대사니 격려사니 하면서 시간만 소비하다 마지막엔 이번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 정치인들의 격려사를 대독하는 쇼를 연출했다.

혁신도시건설을 계획대로 추진하라고 외치며 차가운 길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시민들이 단상에 올라선 이들과 일부 정치인들에겐 가장 받들고 존경해야할 대상임을 잊은 것일까.

이제는 집회문화를 개선해야 한다. 특정인들의 전유물로 특정인들의 입신양면을 위한 수단으로 악용되어선 안되며 소시민들이 주체가 될 수 있는 집회로 거듭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