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한 건강한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는 보건진료소가 주민들 곁에서 정겨운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 그들의 역할과 기능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건강한 둥지'로 주민들의 보금자리

자전거를 타고 마을곳곳을 다니며 주민들의 건강한 삶을 위한 보건의료 서비스를 실어나는 이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바로 반남 청송 보건진료소의 조연숙 소장.

'자전거 타는 백의의 천사'로 불리는 조 소장은 거동이 불편하거나 거리가 멀어 쉽게 진료소를 방문하지 못하는 어르신들을 위해 직접 자전거를 타고 나선다.

그는 주민들의 도움이 손길이 필요한 곳이라면 굳은 날씨에도 자전거 운행을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줄 정도로 열정을 다 해 일하고 있다며 주민들은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조그마한 공간에 몇 대의 물리치료기구만 있을 뿐 최적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진료소는 주민들의 '건강한 둥지'로 최고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 조그마한 공간에 몇 대의 물리치료기구만 있을 뿐 최적의 시설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진료소는 주민들의 건강한 둥지로 최고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고 있다.

비좁은 시설 때문에 불평이 있을 법도 하지만 조 소장과 주민들은 "물론 넓고 좋은 시설을 갖추고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에게는 그런 시설 못지 않게 행복한 공간이다"면서 "시골의 정(情), 이웃의 정(情)이 묻어나는 곳이다"고 말했다.

"상촌댁, 어제 왜 안 오셨어?" 지난 4일 진료소를 찾은 김순애(78)할머니에게 조 소장이 건넨 인사말이다. 거의 매일 진료소를 찾아 물리치료를 받고 가는 김 할머니가 하루를 거르자 조 소장이 할머니를 반기며 하는 말이었다.

김 할머니는 "날마다 와서 자네 귀찮게만 하고 미안해서 어제는 안 왔네"라며 조 소장의 등을 토닥거렸다.

김 할머니는 지난해 몸이 많이 아파 진료소를 찾았었는데 그 날 저녁 죽을 끓여 집으로 찾아온 조 소장의 따뜻한 마음을 잊을 수가 없다며 이제 딸처럼 의지하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밝고 경쾌한 성격에 항상 웃음을 잃지 않으며 주민들에게 건강한 기운을 북돋아주고 있는 조 소장은 치료를 마치고 돌아가는 김 할머니를 문 밖까지 배웅하며 "상촌댁! 내일도 잊지 말고 오셔잉∼"라고 인사했다.

조 소장은 "겉 핥기 식 진료가 아닌 몸과 마음을 다해 정성껏 진료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어르신들을 대하고 있다"면서 "제주도로 이사를 간 할머니가 있는데 며느리가 어머니를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하다며 귤을 보내올 때 마음이 온기로 메워졌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하루가 바쁘지만 일하는 것이 즐겁고 재미있다"고 호탕하게 웃음을 던지며 "어르신들 모두가 저한테는 엄마, 아빠 같은 분들이어서 오히려 내가 마음을 의지하며 지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진료소는 청송리를 비롯해 장송리, 창용리 등 6개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보살피며 다양한 의료보건 서비스로 주민들과 더불어 함께 살아가고 있다.

한편 순천이 고향인 조 소장은 남편과의 결혼으로 나주와 인연을 맺고 20여년 째 반남 청송 보건소에서 일하고 있으며,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