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질의 보건의료서비스 제공을 통한 건강한 생활과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는 보건진료소가 주민들 곁에서 정겨운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어 그들의 역할과 기능을 살펴본다.<편집자 주>

환자진료비 기금 모아 여자목욕탕 신축

"어째 내 다리가 이렇게 무겁고 아프고 해서 왔어"

지난 21일 백발의 김연남(79) 할머니는 무릎 통증 때문에 노안 금안 보건진료소를 찾았다.

진료소에 들어선 김 할머니는 자리에 앉자마자 호주머니 깊은 곳에서 100원짜리 동전 9개를 꺼내 전숙 소장에게 건넸다. 환한 미소와 함께 친절로 할머니를 맞이한 전 소장은 "할머니 어디가 어떻게 아프셔요?"라고 물으며 할머니의 다리 이곳저곳을 조심스럽게 만져보았다. 이어 전 소장은 "할머니 요즘 별일 없으시죠?"라면서 안부를 살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이처럼 주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돕는 건강길잡이로서 지역사회 건강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노안 금안 보건진료소(소장 전숙).

지난 1981년 개원해 2004년 현재의 위치로 신축·이전한 진료소는 금안리를 비롯해 용산리, 영평리, 구정리, 안산리, 오정리, 양천리 등 19개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다.

▲ 주민들의 건강한 생활을 돕는 건강길잡이로서 지역사회 건강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노안 금안 보건진료소(소장 전숙).

진료비 900원으로 일반진료와 주사, 약 처방까지 직접 제공해, 주민들은 병원이나 보건지소 보다는 내 집 같은 진료소를 많이 찾고 있다. 진료비가 저렴하다고 해서 보건의료 서비스가 절대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주민들은 전 소장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자신들의 건강을 맡기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진료소의 편안하고 아득한 분위기도 주민들의 건강에 한 몫을 하고 있다. 다양한 화분과 적절한 색감 배치로 진료소 내부를 산뜻하게 꾸며 늘 주민과 함께 하는 보금자리가 되고 있다.

특히 노안 금안 진료소만이 자랑하는 목욕탕 시설은 주민들의 찬사를 받는 서비스 중의 하나이다. 환자진료비 기금을 모아 지은 여자목욕탕은 주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의료혜택인 것.

치료를 받고 난 후 무료로 목욕까지 하고 돌아가는 주민들은 "너무 염치가 없다"며 전 소장의 손을 꼭 잡고 깊은 고마움을 전한다. 남자목욕탕도 신축을 앞두고 있어 진료소의 인기는 더 뜨거워 질 것으로 보인다.

30여 년째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며 수호천사로 거듭나고 있는 전 소장은 "진료소는 주민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그런 정겨운 곳이다"면서 "어르신들을 친 부모님처럼 생각하며 함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환자가 많을 때면 육체적으로 힘들기도 하지만 큰 보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벌써부터 정년을 안타까워하며 헤어짐을 아쉬워하는 주민들을 볼 때면 정말 끝까지 함께 하고 싶다"고 전했다.

전 소장은  출산 직후에도 환자들을 돌볼 정도의 열정과 애착으로 주민들의 건강을 위해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어 주민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하다. 주민들과 같이 웃고 우는 그는 "주민들 곁에서 함께 하는 일이 천직이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면서 "그러다 보니 가족에게는 항상 부족한 아내, 엄마가 되어 버려 늘 미안하다"고 말했다.

한편 전 소장은 전남대 간호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병원에서 근무하다 지난 1981년 보건진로소로 임용됐으며, 남편 전유석(63)씨와이 사이에 2남을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