營將乘餘日  영장은 한가한 틈을 타서
張帿立善爭  활터를 열어 좋은 다툼을 하네
北南分兩隊  남쪽과 북쪽으로 두 팀을 나누니
將士摠群英  장교와 사병은 모두 빼어난 무리로다
流矢疑星落  화살은 날아가니 마치 별이 떨어지는 듯
彎弓似月盈  활을 당기니 마치 달이 가득 찬 듯
轅門靜無事  진영의 문이 고요하여 일이 없으니
强設一場兵  억지로 한 바탕의 싸움을 설정 했네

이 시는 선생 나이 64세인 1632년에 나주영장인 이의원이 군사훈련을 하는 모습을 보고 지은 것 입니다.

원주에 기록되기를 4월 17일 이라고 적확하게 날짜까지 기록하고 있습니다. 먼저 시 내용부터 보겠습니다. 이의원 영장은 배속된 장교와 군사들의 기량을 점검하는 정기적인 행사를 맞이하여 개최한 행사로 보입니다.

▲ 김종순 고대문화T/F팀장

우선 군사를 두팀으로 나누어 남과 북쪽에 배치하고 활쏘기 시합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남과 북 가운데에 과녘을 설치하고 양팀이 번갈아 활을 쏘아 승부를 가린 모양입니다.

수많은 화살이 날아가니 별이 떨어진 듯 많은 병사가 동시에 활을 당기니 달이 가득차다는 말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시서선생을 비롯한 관내의 많은 분들을 모시고 행하였던 시범훈련으로 보이는데 초청인사는 남루에서 관전하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당시 나주목사는 정효성목사였습니다.

요즘도 화력시범이니 하면서 목표물에 대해서 사격 훈련을 했다는 뉴스를 가끔 접하고 있는데 이와 성격이 비슷한 조선시대 군인들의 특별한 일과를 376년이 오늘 볼 수 있다는 것이 감회가 새롭습니다.

그런데 이의원영장은 영청을 새로 건립하는 역사도 추진하였던 인물입니다. 시서유고에 보이는 “우영의 영청을 새로 세움에 부치는 권선문”은 이영장 친히 시서선생에게 와서 보이니 선생이 친히 개작한 글로 영장을 칭송하고 군인으로서의 본분을 이야기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조선시대 군사제도는 초기에는 함경도와 평안도 등의 북방국경지대는 군익도체제 남방지대는 연해요지에 진을 설정하여 영진군 또는 기선군으로 편재하였습니다.

이후 1456년(세조1) 군익도 제도를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1457년에는 진관체제로 개편하여 전라도는 전주와 강진에 주진을 두고 나주 장흥 남원 순천 사도 임치진 제주에 거진을 두고 나머지 고을에는 제진(諸鎭)을 두었습니다.

이후 진관체제를 보강하는 제승방략 분군법이 시행되었다가 임란이후에는 속오군제도로 변해갔습니다.

시서선생이 남루에서 군사훈련을 구경하는 시점은 진관체제로 개편되어 16세기 초 정병이 군포 대납 대상으로 도역(逃役)이 급증하는 등 폐단이 심화되자 1555년(명종10) 제승방략 분군법(유사시 각 고을의 수령이 소속군사를 이끌고 본진을 떠나 배정된 방어진으로 가서 싸우는 제도)이 시행되었는데 시서선생은 바로 이때의 군사훈련을 보고 계시는 것입니다.

그럼 이때의 남루는 어디인지 확신할 수는 없으나 나주읍성의 남문이 아닌가 합니다. 그럼 우리들이 알고 있는 나주초등학교 자리에 있었던 전라우영이 시서선생의 이의원 영장이 군무를 보던 곳인지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가 필요하나 제 생각으로는 초등학교의 우영터는 이후에 형성된 군사시설로 보이며 이때의 군사시설이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좀더 검토가 필요한 것 같습니다. 추측컨대 관아의 인근에 있지 않았을까 어리석은 생각을 해봅니다. 

▲ 나주초등학교

나주초등학교에 있었던 전라우영은 『금성읍지』에 설명되기를 효종 8년(1657)에 창설하였다. 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곳에는 영장이 업무를 보는 곳이 사화당이며, 진영의 문루는 진호루. 이외에도 토포청, 어변청, 추청, 장방청이 있었습니다.

세검당은 일명 무학당으로 군마의 훈련상황을 검열하고 무과 선발시험을 실시하던 곳입니다. 전라우영은 천주교 박해때 순교자가 나온 성지로 유명한 곳입니다.

김종순  고대문화T/F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