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시의회가 제119회 임시회를 개최하고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위원회별로 2008년 시정업무계획을 보고 받았지만 형식적이라는 비난에 자유스럽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업무보고가 '시간 때우기 식'에 불과했을 뿐만 아니라 집행부 실과소장들을 비롯해 관계 공무원들의 발목을 불필요하게 의회에 잡아놓는 등 행정력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이어서 업무보고 무용론까지 일고 있다.

▲ 김현정 기자

위원회별로 차이는 있었다. 자치행정위원회는 첫날 하루로 예정된 3개 실과소의 업무를 단 40여분만에 보고 받고 당일 의사일정을 마치는 초스피드 업무보고를 청취했다.

이렇듯 초스피드한 업무보고를 위해 실과소의 관계 공무원들이 업무를 뒤로하고 굳이 해당 위원회에 출석해야 하는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식의 업무보고라면 차라리 업무보고를 책자로 대처하는 것이 낫지 않겠는가.
여기에 K모 자치행정위원장은 개회사만 얼른 하고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부랴부랴 발걸음을 옮기는 등 업무보고 청취는 너무나 형식적이었다.

더욱이 이튿날에는 몇몇 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에서 열리는 시장의 연두순방에 참석, 많은 주민들에게 '눈 도장'을 찍고 오느라 10시 30분에 예정돼 있던 업무보고가 1시간 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관계 공무원들은 '의원님'들이 오실 때를 기다리며 먼 산만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경제건설위원회의 경우는 아직도 업무보고의 취지를 이해하지 못하고 '질문을 위한 질문'을 연발하는 몇몇 의원들의 행태가 여전했다.

K모 의원은 '베스트 의원(?)'이라는 일각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인지 불필요한 많은 질문을 남발, '최다 질문의원'으로 꼽히는 '영예'를 안기도 했다. 대부분의 질문 내용이 단순한 확인에 불과하거나 알맹이 없는 질문뿐이었다.

이처럼 새해 첫 의정활동 역시 '혹시나'에서 '역시나'라는 실망감을 안겨 주었다.

물론 지난해 정례회 이후 발생한 신규시책과 현안사업 추진 상황 등에 대한 업무보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이럴 바에는 책자로 대처하는 것이 낫지 않겠느냐는 여론이 팽배하다.

또는 위원회별로 사전 간담회를 통해 반복질문을 피하고 중대한 사안만을 다루는 생산적인 상임위 활동을 펼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의정비 인상 관련 등으로 가뜩이나 지역민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는 마당에 3천804만원의 의정비가 아까워 죽겠다는 소리가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올해에는 '의원님'들의 의정활동이 한 단계 성숙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