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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다듬기 - (12)『임대와 임차는 반대말』
신광재 기자  |  sjs2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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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호] 승인 2006.04.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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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러시아 훈련장 임대 검토」

어느 신문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우리 육군이 러시아에 훈련장을 빌려 주다니, 러시아라면 그래도 미국과 더불어 양대 산맥을 이루던 세계적인 군사대국이었는데, 우리군도 이제 시설이 많이 나아졌나 보군, 하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기사였다.

그러나 찬찬히 읽어본 기사 본문은 내용이 달랐다. 첫 문장이 '육군이 러시아군의 훈련장을 임대해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며 약간 이상하게 시작되더니, 결론은 우리 군이 러시아군의 훈련장을 빌려 쓸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결국 본문과 제목에 나온 '임대(빌려 줌)'는 '임차(빌려 씀, 세 냄)'를 잘못 쓴 표현이었던 것이다.

이런 실수는 기사를 쓴 취재기자, 취재부서 부장, 기사를 편집한 편집기사, 편집부장, 본문을 챙긴 교열기자, 교열부장, 담당 부국장, 편집국장 등 적어도 여덟아홉 사람의 눈을 피할(?) 수 있어야 일어난다.

그래서 지난 시절, '대통령'이 '대령통'이나 '대령', 견통령으로 나가는 바람에 곤욕을 치른 '신문쟁이'들은 '불가항력'이라거나 '귀신이 조화를 부린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로하곤 했던 것이다.

그러나 다르게 보면 한자말 좋아하는 고질병이 일으킨 실수라고 볼 수도 있다. '빌려 주다/빌려 쓰다'라고 하면 전혀 헷갈릴 일이 없는 것을, 굳이 한자말 '임대하다/임차하다'로 쓰다가 벌어진 실수인 것이다.

사실 한자세대라면 말뜻을 정확히 알고 있으므로 이런 일은 없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신문제작 주도층이 한자세대에서 한글세대로 변해 가는 과정에서 일어난 불가피한 실수라고 하면 말이 될까?

이 신문은 이틀 뒤 '임대'를 '임차'로 바로잡는다고 밝혔지만, 이미 기록은 역사에 남아 버렸다.


(이진원의 '우리말에 대한 예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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