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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추천도서 - 13. 백낙청 회화록(전5권)“시대를 끌어안은 지성 40년”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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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호] 승인 2007.12.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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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간 ‘창작과 비평’ 편집인이자 한국 진보학계의 대표 지성인인 백낙청(白樂晴) 서울대 명예교수의 고희를 기려 후학들이 백 교수가 지난 40년 동안 가졌던 ‘회화’를 엮은 《백낙청 회화록》(전5권)을 펴냈다.

이 회화록은 30세의 문학평론가였던 백낙청 교수가 1968년 선우휘 당시 조선일보 편집국장과 이야기를 나눴던 ‘사상계’의 대담으로부터 시작해 올 6월 인터넷통일언론 기자단과 가졌던 간담회까지, 〈창비〉등을 중심으로 펼쳐진 다양한 대담, 좌담, 토론, 인터뷰 등을 정리한 기록들이다.

   
▲ 백낙청 회화록(전5권)
회화를 나눈 이는 133인에 이른다. 한결같이 시대를 읽을 수 있는 사람들로 선우휘, 백철, 김동리, 송건호, 박현채, 고은, 김지하, 리영희, 강만길, 등과 이매뉴얼 월러스틴을 비롯한 해외논객 12인을 포함하고 있다.

88회에 걸친 회화를 담고 있는 3000쪽짜리(전 5권) 책은 백 교수가 밝히고 있듯이 이들 133인이 공동필자라 할 수 있다.

출판되면서 ‘웅장한 집단 지성의 기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 회화록은 전 5권으로, 제1권은 1968년에서 1980까지를, 제2권은 1985년에서 1990년까지를, 제3권은 1990년에서 1997년까지를, 제4권은 1998년에서 2004년까지를, 제5권은 2005년에서 2007년까지의 회화가 담겨 있다.

특히 1980~1985년은 공란으로 비워져 있는데 이는 이 기간동안 단 한편의 대담과 좌담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백 교수에 의하면 이 시기는 “신군부의 무지막지한 언론탄압으로 ‘대화’ 자체가 상실된 때”였다고 한다. 또한 당시 ‘창작과 비평’은 정부에 의해 강제 폐간된 상태였고 그로 인해 백 교수도 교직에만 집중한 시기였다.

백낙청 회화록은 백낙청의 사상의 궤적과 문학에 대한 그의 생각을 통째로 당은 회화록 전집이다. 지면에 발표한 글이 아니라 동・서양을 넘나들며 전 세계 최고의 지성들과 주고받은 대화・토론・논쟁 등 회화만으로 이처럼 방대한 분량이 탄생했다는 것 자체가 백낙청이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치열하고 분주하게 활동해왔는지를 증명한다.

특히 대담이나 대화록을 정리해 단행본으로 만드는 일은 종종 있지만 133명에 달하는 지식인과의 회화를 전집으로 묶어 낸 것은 출판사상 이번이 처음으로서, 그 방대한 분량과 알찬 내용뿐 아니라 회화록 간행이라는 초유의 시도로 한국 지성사에 드문 족적을 납기고 있다.

백낙청은 이 책 5권 말미에 실린 후기에서 “나 개인의 업적을 넘어 한 시대의 지성사를 담았다”고 술회하고 “분단과 독재와 갖가지 식민성에 시달리면서도 자주력과 민주주의를 키워온 지식인들과 문학인들의 치열한 이바지에 주목해 달라”면서 “이들 지식인들 틈에 끼여 나 또한 내 나름으로 연마하고 분투한 기록이니 만큼 그 자부심을 숨기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있어 백 교수의 이 회화록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읽을 수 있다.

고고 졸업 후 미국에 유학, 브라운 대학에서 영문학과 독문학을 전공해 전체수석으로 졸업한 백낙청은 하버드대 대학원에 다니던 중 1964년 귀국해 서울대 영문과 전임강사가 됐다.

1966년 〈창작과 비평〉을 창간해 진보적 비평의 씨앗을 뿌렸고 민족문학론의 줄기를 키웠다. 74년에는 유신헌법에 반대하는 ‘개헌청원지지 문인 61명 선언“을 주도함으로써 사회운동을 본격화했고, 해직을 감수하며 반독재 투쟁을 계속한 한국의 지성으로서 그의 글과 말은 비단 문학에만 국한하지 않고 시민사회를 넘어 통일까지, 우리의 사상계를 대표하고 있다.

‘백낙청 회화록’은 분명 출판계에서 올해의 가장 큰 수확이다. 비록 수십 년이 지난 대화지만 그 안에는 아직도 유효한 사상이 있고 지금 읽어도 감탄할 만한 해석이 무수해 독자들에게도 가장 큰 선물일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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