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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프리즘] 에티켓을 지킵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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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0호] 승인 2007.11.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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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외여행인솔자라는 직업으로 생활하면서 참으로 많은 외국인들을 접했고, 또한 책에는 없는 많은 것들을 경험을 통해 배웠다. 그 수많은 배움 가운데 하나가 바로 에티켓이다.

  에티켓이라는 단어는 이제 일상용어가 되었을 정도로 보편화 되었지만, 이렇게 보편적으로 쓰이는 에티켓을 지키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다는 사실에 반대의 의견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읽는 이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참고로 에티켓이라는 용어를 설명하자면, 이는 원래 프랑스어로 ‘Estiquier’(나무 말뚝에 붙인 표지: 출입금지)라는 용어에서 생겨났다고 한다.

   
▲ 김선희 교수
그 유래를 살펴보면 옛날 프랑스 베르사이유 궁전의 화원에 어느 몸가짐이 나쁜 사람이 들어가 아름다운 꽃을 밟아버린 사건이 발생하자 화원 주변에 출입금지라는 뜻으로 말뚝을 박아 출입을 막았는데, 이때 말뚝에 써 있던 말이 프랑스어의 에티켓이었다. 그 후 사람들은 단순히 ‘화원출입금지’ 라는 뜻 뿐 만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의 화원을 해치지 않는다는 뜻으로 넓게 해석하여 예절, 혹은 매너라는 뜻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본다면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에티켓은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이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서부유럽을 관광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에티켓이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사용된 프랑스의 베르사이유 궁전을 관광했을 것이다. 잘 알다시피 베르사이유 궁전에는 역사적인 예술작품과 수많은 조각, 그림이 전시되어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여기에 들른 관광객들은 궁전 내부를 둘러보면서 곳곳에 배어있는 역사의 흔적을 통해 감동을 받는다.
 
 자신들이 받은 감동을 다른 관광객들도 느끼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매사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그들의 행동에 그대로 배여 나온다. 예를 들어, 궁전 내부를 관람하는 관광객들은 혹시나 작품을 감상하는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여 발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조심스러워 하고, 또한 작품에 감동되어 저절로 터져 나오는 작은 탄성소리가 행여 타인에게 실례를 주었을까봐 주변을 살피는 배려 또한 잊지 않는다.

  훼손의 염려가 있으니 만지지 말라는 작품 앞에서는 만지고자 하는 호기심은 뒤로 한 채 그저 관심어린 눈으로 감상한다. 또한 사진 촬영이 금지된 작품에서는 예술작품을 촬영하여 나 혼자 간직하고자 하는 마음 또한 후손을 위해 고이 접는다. 이들은 감독관이 있든 없든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만들어 놓은 규정을 가급적 지키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상황을 접할 때마다 그들의 시민의식이 참으로 부럽다는 생각을 자주 갖곤 한다.
누가 보건 보지 않건 스스로 지켜야 하는 의무사항은 철저히 준수하기 때문이다. 질서란 남을 위해 지키는 것이 아니라, 결국은 나 자신을 위해 지킨다는 것을 수많은 경험을 통해 이미 알고 있다는 것이다.

  남을 배려하면서 관광하는 외국인의 모습은 비단 베르사이유 궁전에서뿐만 아니라 관광지 어디에서든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러한 성숙된 의식은 타인에 대한 배려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타인에 대한 배려를 찾을 수 없는 관광객이 간혹 눈에 띤다. 그 사람이 한국인이었을 때에는 정말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찾아서 숨고 싶은 심정이다. 여기저기서 터지는 카메라의 플래쉬 불빛, 서로 좋은 자리에서 사진 촬영하려고 벌이는 자리다툼, 유난히 큰 발자국 소리, 웃음소리 등등....
 
 여기에서는 타인에 대한 배려를 찾을 수가 없다. 나 혼자만 만족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행동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베르사유 궁전의 화원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마음의 정원을 함부로 대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의 유명 관광지에서 한국어로 되어있는 “정숙”이나, “만지지 마세요” 라는 팻말을 보면 그만큼 한국인의 국외여행이 증가했다는 것이기도 하지만, 결코 좋은 의미로만 해석할 일은 아니다.
 
 관광지에서의 정숙, 식당에서의 매너 있는 행동, 질서를 지키는 것 등은 타인뿐만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해서도 지켜야 하는 최소한의 에티켓이다. 에티켓은 지키기 어려운 것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다른 사람을 방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말하자면 타인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마지노선인 것이다.
 
 재미있는 얘기 하나를 예로 들면서 이제 글쓰기를 마치려고 한다. 예전에 성격이 아주 포악한 사람이 있었다고 한다. 그 사람은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자신을 선량한 사람으로 위장하고자 그 여자를 만날 때면 항상 선량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했다고 한다. 그의 작전은 성공해서 그 여자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결혼 후에도 계속 선량한 사람인 것처럼 행동하다 보니 어느 사이엔가 실제로 자신이 선량한 사람이 되어 있었다는 글을 잠언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처음에는 거추장스럽고 다소 지키기 힘들더라도, 오랜 세월동안 반복적으로 행동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에티켓을 지키는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김선희 동신대 관광학과교수
3675@ds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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