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정사업본부 자체판단 의의제기 하나마나

우체국보험관리사로부터 권유를 받아 보험에 들었던 민원인들의 피해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정모씨(35·여)는 1년 전 사고로 왼쪽무릎을 다쳐 입원치료를 받던 중 우체국 보험관리사로부터 보험가입 권유를 받았다.

입원중이라 가입할 수 없지 않느냐고 문의했으나 정부에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다른 보험사보다 가입이 쉽다며 입원중인 상태를 고지하지 않고 가입시켰다.

가입 후 또 다시 사고를 당해 다른 쪽 다리를 다친 정씨는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고지의무위반'이라며 계약해지와 함께 보험금도 지급하지 못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정씨는 가입 당시 고지상황을 심사담당자에게 설명했으나 우체국은 책임이 없으니 보험관리사를 개별적으로 경찰서에 고발하든지 법대로 하라며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했다.

보험소비자연맹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에서 운영하는 우체국보험의 경우 민원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나 행정기관 민원으로 금융기관감독법이나 소비자기본법에서 제외돼 피해를 호소할 길이 없다. 민원이 발생해도 외부기관에 민원을 제기하지 못하고 민원을 발생시킨 정통부 우정사업본부에만 제기할 수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는 실정이다.

우체국보험의 경우 정부의 보호아래 민영보험사보다 유리한 조건에서 영업을 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는 국민을 위한 보험으로 인식돼 있으나 전문 보험설계사에 의한 판매보다는 대부분 전문지식이 부족한 창구직원이 부수업무로 판매해 많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또한, 민원은 금융감독원과 소비자원에서도 접수하지 않아 결국 우정사업본부 자체에서 스스로 판단·처리될 수밖에 없는 구조로 지급심사 담당자가 한번 결정하면 이의를 제기해도 소용이 없다.

더불어, 민영보험사가 당연히 지급하는 보험금도 우체국보험의 경우 지급하지 않아 이에 대해 계약자는 소송 이외에는 달리 하소연할 방법이 없어 상당수가 권리포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