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이하 과거사위)는 최근 봉황 동박굴재와 세지 동창 민간인 학살사건에 이어 다도면 민간인 학살사건을 조사키로 결정했다.

봉황과 세지사건이 개별사건이라면 다도면 사건은 광범위한 민간인 학살사건으로 두 사건과 그 의미가 남다르다. 한국전쟁 전후 우리나라 군인·경찰에 의해 저질러진 민간인 학살사건 가운데 진실규명 결정이 처음 내려진 봉황사건에 이어 과거사에서 시, 군 단위 사건으로 다도면 사건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과거사에서 이처럼 나주지역을 주목하고 있는 데는 나주시의 전폭적인 지원과 10년전부터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한 기초조사가 다른 지역보다 체계적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6일 신정훈 시장을 만난 과거사 관계자는 “나주시에서 적극적으로 민간인 학살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아 또 다시 다도면 학살사건을 조사하기로 결정했다”며 “봉황과 세지에 이어 다도면 민간인 학살사건 조사가 끝나면 명실공히 나주시가 전국 민간인 학살사건의 대표적인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초 시, 군 단위 조사 지역을 장흥, 또는 화순을 채택하려고 했는데, 최근 발간된 ‘한국전쟁과 나주양민학살’이라는 책자를 보고 과거사에서 회의를 한 결과 다도면 사건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신정훈 시장은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학살 사건에 대해 과거부터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지만 참여정부에서 나서 위령비 사업 등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다도면 사건에 대한 정확한 진실규명을 위해서라도 행정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신 시장과 면담을 끝낸 과거사 관계자들은 다도면으로 이동해 향후 조사계획을 세우기 위해 학살이 발생한 지역을 둘러보고 다음날 돌아갔다.

다도면 민간인 사건은 군, 경에 의해 200-300여 명의 주민들이 집단학살한 사건으로 과거사에서 오는 12월말까지 조사를 마친 뒤 내년 6월경에 진실규명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