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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실명제 도입되어야 한다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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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호] 승인 2005.06.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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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편집국장
인터넷 사용자가 3,000만 명을 넘어선 정보통신(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익명의 백색테러가 급증하면서 피해자들이 속출하자 정부가 인터넷 실명제를 다시 거론하고 나섰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최근 인터넷상의 인권침해와 명예훼손 등 '사이버 폭력'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 때문인 듯.
정부는 2003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인터넷 실명제 도입을 추진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앞세운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와 인터넷 업체들의 반대에 부닥쳐 결실을 보지 못했었다
그러던 것이 올해 초 '연예인 X파일'을 비롯해 최근의 '지하철 개똥녀' 사건에 이르기까지 주요 포털과 블로그 게시판을 통해 특정인을 '마녀사냥'하는 등 인터넷을 통한 '인격살인'의 양상이 극단으로 치닫으면서 어느 때보다 인터넷 실명제의 필요성이 힘을 얻고 있다.

멀쩡한 사람 파멸시키는 인터넷 테러

인터넷으로 상징되는 사이버 공간은 익명성과 빠른 전파력이 특정이다.
이 같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은 특정인에 대한 비방이나 명예훼손과 같은 사이버 폭력에 매우 취약하다.
사실 익명성을 무기로 인터넷 게시판 등을 통해 특정인을 매도하는 백색테러의 폐해는 여간 심각한 게 아니어서 일단 비난의 표적이 되면 당사자는 반론 한 번 제대로 못하고 네티즌들의 '마녀사냥'에 속수무책으로 몰매를 맞는 형편이다.
지난 15일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 주최로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인터넷, 도덕 해방구인가’라는 주제의 심포지엄은 대한민국 '인터넷 테러'의 실상을 말해주고 있다.
영화배우 트위스트 김, 연예인 X파일 사건의 피해 사례를 발표한 탤런트 박용식씨, 그리고 사이버 폭력을 견디다 못해 가출한 여고생의 어머니 등이 사례를 발표했다.
인터넷 사용법도 모른다는 칠순의 영화배우 트위스트 김은 4∼5년 전부터 자기 이름을 도용한 음란사이트 수십 개가 인터넷에 난립하는 바람에 인격은 물론 가정과 생업까지 결딴낸 사이버 테러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내내 울었다.
김씨는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안면(顔面) 신경마비에 걸렸고 부부가 함께 우울증 치료를 받았는가 하면, 방송·광고 출연 제의가 끊기고 밤무대에서 퇴출당하는 등 자살까지 기도했었다고 밝혔다.
법적 투쟁도 허사, 김씨의 고발은 번번이 "처벌이 불가능하다"며 각하(却下)되었다고 한다.
여고 2년 생 공모양의 어머니 장모씨도 딸이 '사이버 인민재판'에 시달리다 전학을 했고 거기서도 견디지 못하고 급기야는 가출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그간의 고통과 슬픔을 자신의 "몸무게가 39kg으로 줄었다"는 말로 대신했다.
그녀 역시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한없이 울기만 했다.
익명을 이용한 사이버 테러는 이번에 발표한 사례말고도 우리에게 잘 알려진 지하철 '개똥녀 사건', "변심한 애인 때문에 딸이 자살했다"고 밝힌 한 어머니의 사연이 인터넷에 공개되자 자살한 여성의 옛 남자 친구가 회사를 그만 두고 잠적한 사건 등 무수히 많다.

실명제로 사이버 폭력 막아야

사이버 공간은 익명성이 완벽하게 보장되는 데다 참여와 퇴장이 쉬운 탓에 도덕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언제고 참여했다가 슬쩍 빠져나가면 추적할 사람도 책임 추궁할 사람도 없으니 근거 없는 안면 몰수식 비난과, 카더라식 유언비어가 판치기 일수다.
이런 사이버 폭력은 실제 당해 보지 않고서는 그 혹독함을 도저히 알 수 없다고 한다.
심한 경우 직장과 사회생활을 포기하고 목숨을 버릴 생각까지 한다 하지 않는가.
물론 인터넷 실명제가 '개인을 잠재적인 범죄자로 취급하고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는 일부 시민단체와 네티즌들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고 본다.
하지만 집단 사이버 테러 행위가 우려할 만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며 이를 푸는 것은 실명제 도입이다.
현실 세계에서 용납할 수 없는 인권침해를 인터넷이라고 해서 방치할 수는 없는 것이다.
세포분열보다도 더 빠른 속도로 전파되는 사이버 세계의 정보는 그 범위도 무한정한 온라인 특성상 그 파장이 매우 심각하기 때문에 현실세계보다 오히려 더 심각하게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사이버 공간을 세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라고 생각한다면 이제라도 인터넷도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실명제를 도입, 명예훼손과 인신공격 등 인터넷의 역기능을 막는 게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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