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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호미
전숙 시민기자  |  ss8297@nav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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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2호] 승인 2007.09.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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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숙

나이든 호미가 힘들어 보여 젊은 호미를 샀다.
김을 매는데, 젊은 호미는 다짜고짜
풀숲에 달려들더니 날카로운 손톱을 바짝 세우고
풀뿌리를 댕강댕강 막무가내로 끊어놓았다.
날이 밝자 글쎄,
잘려진 풀뿌리에서 새움이 쏘옥
혓바닥을 내미는 것이었다.
내버리려고 두엄자리에 던져둔
나이든 호미를 다시 집어 들었다.
오랜 노동에 시달려 손끝이 뭉툭해진
나이든 호미는 바랭이에게 무어라
어르고 달래는 것 같더니
바랭이는 이내 움켜진 손아귀를 스르르 풀어주었다.
실뿌리 한 올까지 호미에게 내어준
마음이 기꺼운 햇볕에 순해진 눈물을 말렸다.
나이든 호미는 꺽정이의 뿌리에 올라탄
설운 흙덩이를 가만가만히 털어주었다.
눈물의 무게를 덜어낸 불설움이
하늘 언덕에 기댄 채
노을 속으로 아슬히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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