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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나서지 말라
이철웅 편집국장  |  njt200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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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호] 승인 2005.03.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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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철웅 편집국장
요즘 주위 사람들이 필자에게 자주 묻는 말이 있다.
"신정훈 시장 지금 잘하고 있는 거냐?"
시장과 필자가 가깝다는 전제를 일방적으로 밑바닥에 깔면서 '잘하고 있는 거냐'고 묻는 것에는 두 가지 뜻이 내포되어 있다.
정말 몰라 궁금해서 물어보는 경우와, 알면서도 필자에게 확인하는 차원에서 물어보는 경우다. 묻는 사람들 대부분은 뭔가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 눈치다.
누군가의 행동이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것은 대개는 그 사람이 자신의 기대를 채워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 사람들 신정훈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컸던 모양이다.
신정훈을 지지했던 이들 중 상당수가 지금 이러한 상태에 있다.
하지만 잘하고 있는 거냐고 묻는 사람 대부분의 의도는 신정훈 시장에 대한 것보다는 그를 둘러싸고 있는 속칭 '측근'들과 일부 정치 지향적 공무원들의 부적절한 처신을 탓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신시장은 벽돌을 열심히 쌓고 있는데 그들이 다니면서 사그리 다 허물고 있다'는 이야기다.
시장과 가깝다는 것을 은연중 과시하며 조직의 위계질서를 무시하는 행위를 서슴치 않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오해의 소지가 있는 조직 속의 조직을 만들어 직원들 사이에 위화감을 조성시키는 등 시청조직에 균열의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또한 발표하기 전까지는 시장이나 관련 부서 한 두 사람을 제외하고는 비밀에 부쳐져야할 시청 인사내용이 '측근'들에 의해 공공연하게 유포되는 등 시청의 시스템이 그들에 의해 움직인다는 비난도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일부 '정치공무원들'과 '궐 밖 정승'들의 분수를 모르는 처신이 신정훈 시장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다.
주위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자신들의 처지를 망각한 체 시장을 도와달라고 전화질이나 해 되려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일으키는 등 하는 짓들이 가관이라는 얘기.
즉 신 시장의 '고군분투(孤軍奮鬪)'에 도움은커녕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것이다.

전사로 돌아가라

신정훈은 변방이었고 비주류였다.
미국은 우리의 영원한 우방이라는 당시 대한민국의 정서 속에서 미국은 우리의 우방이 아닐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며 군부독재에 처절하게 항거했던 그는 그 자체로 전사였다.
그는 그 후로도 수많은 농민들이 억압받고 억눌려 살 때 매번 가시밭길에서 이 땅의 농민을 위해 몸을 던졌고 이 땅의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다.
나주시민은 그런 그를 두 번의 도의원을 거쳐 시장으로 선택했다.
그는 지역사회의 수구세력 및 기득권세력과 맞서야하는 나주시민의 바람과 염원을 지니고 나주시에 입성한 전사가 된 것이다.
나주시민들은 그의 도덕과 참신을 겸비한 개혁성에 관심과 지지를 보냈고 그는 시민들의 지지를 얻어 시장에 당선, 지역사회는 한바탕 난리가 난 듯 시끄러웠다.
이제는 그 전과는 확연하게 다른 변화가 일어나겠구나 하면서 지역민들은 기대에 찼었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신선한 모습도 없는 것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순간'에서는 그 전의 행태와 별로 다를 바가 없다는 사실에 지역민들은 놀랄 수밖에.
지역민들은 지역민들의 바람과 염원을 해결해줄 것으로 믿었던 전사가 그 전의 기존세력과 다를 바가 없다고 생각할 때의 배신감, 그 증폭은 말할 수가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역사회를 바꾸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지역민들은 지금 별 변화가 없는 것으로 인식하며 뒤돌아 서려고 하고 있다. 신시장의 부적절한 주변인들로 인해.
아직도 늦지 않았다. 하루빨리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주변을 과감히 정리, 신정훈 체재는 그 전의 기존세력과는 다르다는 것을 몸으로 실천해 주어야 한다.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노파심에서 한마디.

현명한 사람은 자기를 세상에 잘 맞추는 사람인 반면에 어리석은 사람은 그야말로 어리석게도 세상을 자기에게 맞추려고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세상은 이런 어리석은 사람들의 우직함으로 인하여 나은 것으로 변화해간다는 사실이다.
세상에 영합하는 사람들만 있다면 세상이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은 없는 법이다.
그나마 세상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것은 세상을 우리에게 맞추려는 우직한 노력 때문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오늘도 나를 세상에 맞추지 못하고 세상을 나에게 맞추는 어리석고 우직한 글을 쓰고 있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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