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여름 이 땅에 제대로 된 지역신문이 있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창간한 나주투데이가 어느 덧 창간 6주년을 맞았습니다.

'직필은 사람이 죽이고 곡필은 하늘이 죽인다'는 언론인들에게는 지극히 상식적인 격언조차
별 효력을 갖지 못하고, 언론마저 다른 분야에서처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던 시절.
거짓은 진실이 되고, 있었던 일이 없었던 일로 둔갑해 버리는 상식이 통하지 않던 시절.
'나주권력'이 무한권력의 환상에 젖어 안하무인(眼下無人)이던 어처구니없던 시절.

▲ 이철웅 편집국장

우리는 성역(聖域)과 금기(禁忌)가 없는 신문 만들어 나주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하여 나주를 상식이 통하고 소박한 정의가 통용되는 지역사회로 바꾸겠다는 '당찬 도전'을 했습니다.

당시 많은 지역민들은 우리의 '도전'을 달걀로 바위 치기라며 반신반의(半信半疑)했지만, 우리는 창간 이듬해(2002년) '달걀로도 바위는 깨지더라'는 '신화'를 창조했습니다.

또한 후발주자였지만 지역민들로부터 지역사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풀뿌리지역언론으로 인정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많은 시련과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창간이래 단 한 주(週)도 정기휴간일 외에는 정간이나 휴간 등으로 인해 신문발행을 중단한 적이 없었습니다.
즉, 나름대로 절반의 성공은 거두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 6년의 세월이었습니다.

하지만 창간 6주년을 맞은 오늘, 나주투데이가 6년 전의 당찬 도전 정신과 창간이념 및 초심을 훼손하지 않고 신문을 만들어 왔는가 라고 하는 물음에는 자신 있게 〈예〉라고 대답할 수 없음에 솔직히 부끄러움을 느낍니다.

보도와 논평에 있어서 금기와 성역은 없앴는가, 지역민들과 향우들의 알 권리에 충실했는가, 특정인에 대한 '용비어천가'를 부르지는 않았는가, 특정인을 폄훼(貶毁)하기 위한 의도적인 편파보도는 하지 않았는가, 촌지수수는 없었는가 등.
어느 한가지도 자유로울 수 없음에 고개를 숙입니다.

더불어 영향력의 크기에 관계없이 6년 전 지역사회에서 자칭타칭 「나주투데이」라는 지역언론으로서 사회적 지위가 부여되었다면 마땅히 그에 따른 사회적 의무 역시 다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함에도 아직까지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도 솔직히 고백합니다.

무관의 제왕, 사회의 파수꾼이라는 언론의 명칭이 무색할 정도로 본지를 비롯한 지역사회의 풀뿌리지역언론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지역발전을 선도하기보다는 지역발전에 오히려 걸림돌이 된다는 질타를 받을 정도로 자존심에 심한 상처를 입고 있습니다.
일년 전 '존재가치가 부정 당하는 언론은 되지 않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못했습니다.

구구한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화려한 메이크업으로 치장한 미사여구 나열해, 추상적인 수사(修辭) 동원한 판에 박은 창간기념사도 하지 않겠습니다.

오직 유난히도 뜨거웠던 6년 전 여름, 에어컨도 없었던 사무실에서 이재태, 김민주, 신광재, 김준 기자 등 창간동지들과 함께 제대로 된 지역신문 하나 만들 수 만 있다면 나주는 바뀔 수 있다는 '어리석은 꿈'을 꿨던 초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고민에 고민을 거듭 하겠습니다.

창간기념사를 쓸 때마다 지나간 일년이 아쉬워 회한(悔恨)에 젖지 않은 적이 없었지만, 올해 같이 나주투데이의 존재가치를 고민해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년 뒤, 2008년의 창간 7주년 기념사는 아쉬움과 회한의 기념사가 아닌 지역사회의 풀뿌리언론으로서 뿌듯한 자부심을 갖는 창간기념사로 지역민들과 향우님들을 찾아뵙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나주투데이 임직원 일동은 창간 6주년을 맞아 '나주투데이가 나주라는 지역사회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풀뿌리지역언론인가'라는 '화두'를 쥐고 2008년을 향해 신들메를 다시 고쳐 메겠습니다. 올곧은 지역언론으로 거듭 태어나 지역민들과 지역사회의 요청에 귀 기울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