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허북구

천연염색은 시대에 따라 소비가 변해 왔다. 소비는 돈이나 물자, 시간, 노력 따위를 들이거나 써서 없애는 것 또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하여 재화나 용역을 소모하는 일이다. 소비의 반의어는 생산이다. 생산 활동은 소비 촉진과 수요를 확대시킴으로써 경제의 원활한 회전을 이끌어낸다.

상호보완 및 의존적 관계인 생산과 소비는 자본주의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생산을 촉진하는 소비문화는 시대에 따라 변해왔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문화 변화는 산업화와 고도성장기의 경우 ‘제품(물건)소비’라는 소비문화가 나타났다.

‘제품소비’는 말 그대로 제품(물건)에 무게를 둔 소비 행동으로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지는 기능적 가치를 소비하는 것”이다. 텔레비전이나 가전, 자동차 등 새로운 물건이나 특이한 물건이 가치 기준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제품소비는 “필요한 최소 물건을 얻는 것”으로부터 시작되어 “사람 같은 생활을 위한 제품“에 이어 ”보다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을 위한 제품소비로 변했다. 제품소비에서는 브랜드나 디자인을 고집하는 ‘기호 소비’가 파생되었다.

2000년대는 제품시장이 성숙해져 물건이 넘치는 시대가 되자 여행이나 음식, 레저, 취미활동 등 보다 ‘체험’에 관련된 소비가 클로즈업 되면서 상품이나 서비스의 구입에 의해 시간이나 체험을 소비하는 ‘현장 소비’가 확산되었다. 자신의 “충족감이나 경험”을 중시하면서 “체험적 가치에 돈을 지불한다.”라는 현장 소비 행동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제품의 소비에서도 ‘소유’ 보다는 ‘렌탈, 쉐어’ 등 ‘탈소유’와 체험 요소를 지닌 소비가 증가했다.

‘현장 소비’는 체험형 소비 자체가 상품이 되는 순수 체험형, 관광지를 방문하거나 여행하는 것, 라이브 공연에 참가하는 것, 지역 문화 축제에 참가하는 것, 한복을 입고 옛 거리를 걷거나 전통 천연염색을 체험하는 것 등 전통 문화체험도 포함된다. 현장 소비 종류에는 이벤트형, 어트랙션(attraction)형, 시간 체류형, 커뮤니티형, 라이프 스타일형, 쇼핑 등 다양한 유형이 있다.

‘현장 소비’가 완전히 정착한 2010년대에는, "그 때 · 그 자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분위기를 즐기는 따오기(Ibis) 소비"와 ‘인간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따오기소비는 시간이나 장소가 한정되어 있어 같은 체험을 두 번 할 수 없다는 비재현성, 불특정 다수의 사람과 체험이나 감동을 나누는 참가성, 분위기에 기여한다고 느낄 수 있는 공헌성이라는 세 가지 요구 사항이 있다. 즉 ‘참가의 가치’가 있다.

‘인간 소비’는 인플루언서나 유투버 등 ‘인간’을 기점으로 한 소비 행동이다. 인간 소비에는 분위기를 SNS로 전파시켜 ‘좋아요’를 받고 싶다는 ‘인정 욕구'를 채우는 것도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응원소비, 추천소비, 이야기 소비" 등으로 표현될 수도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클라우드펀딩 등이 이에 속한다.

2010년대 중반 이후에는 ‘가치소비’시대가 등장했다. 기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의 조류(2015년), 코로나19 팬더믹을 거치면서 많은 사람들의 가치관이 변했다. 소비에서도 “돈을 가치 있게 쓰자”라는 생각이 양성되었다. 물론 경기 침체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그 중심에 있던 것이 MZ세대 같은 젊은 층이 있다.

가치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사회 정의적 소비관”에 의해 사회적 약자 지원, 전통문화보존, 지역 활성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세계적인 SDGs의 대처가 높아져 환경보전과 공정무역 등이 주목받고 있다. 지역 공헌이라는 의미에서는 ‘고향 사랑 기부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SDGs, 탄소중립, 무농약, 유기농 상품, 공정무역 상품 등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위와 같은 소비문화 변천을 살펴보면 나주의 관광문화정책의 방향설정, 나주농산물 등 나주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소비 방향과 판매촉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동시에 가치소비 시대에 나주 천연염색은 SDGs와 탄소중립의 상징적 의미가 크고 나주가 독점적인 자산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극대화시켜서 나주 발전에 크게 활용하길 바란다.

▲ 가치 소비 시대에 가치가 커지고 있는 천연염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