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외자 출생률은 연간 신고된 혼인 외 출생아 수를 총 출생아 수로 나눈 뒤 100을 곱한 값이다.

 

올해 2분기에 우리나라 전체 신생아 중 비혼 출생아의 비율이 4.7%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고 하지만 미국(40.5%), 영국(49%), 프랑스(70.4%) 등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더 크다.

 

유럽국가의 혼외자 출생률이 높은 것은 동거의 비율이 높고 혼외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한국과 일본의 혼외자 출생률이 매우 낮은 것은 보수적인 가치관 영향이 크다. 그래서 출생률을 높이려면 결혼한 남녀만 ‘합법적’으로 아이를 낳을 수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 높다.

 

제1회 거버넌스 회원수련회 특강에서 차성수 노무현기념관장은 “결혼과 출산에 대한 문화가 바뀌어야 하며, 기회를 확장시켜야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혼인율 자체가 크게 낮아진 상황에서 결혼부부의 출산율만 제고해서는 출산율 하락을 막지 못한다.

 

정부가 지난 2006년부터 2020년까지 380조원을 저출산 대응에 투입했지만 출산율 하락을 막진 못하고 있다. 출산율 높은 국가일수록 다양한 가정 형태를 인정하고 있다. 단순히 비용과 편익 관점에서 접근한 재정지원방식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없다.

 

이혼하지 않고 생부 생모와 자녀가 같이사는 가족만을 정상적 가족으로 여기는 문화, 혼외아를 사생아로 칭하는 문화 등 혼외출산에 대한 편견을 버리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한 변화다. 사실혼·동거 등에 법률혼 못지않은 혜택을 부여하고 미혼모·미혼부 등 한부모가정에 대한 지원 확대 및 사회적 인식 제고로 출산율을 높일 수 있다. 저출산은 경제 침체와 직결된다. 산업·국방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지방소멸, 인구소멸에 직면한 지금, 중앙정부 뿐만이 아니라 지방정부에서도 미혼모·미혼부 등에 대한 정책 지원으로 출산·양육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적극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