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흥S클래스 센트럴1차 아파트에서 연결되는 두물머리 공원을 통해 매화제, 유전제, 호수공원으로 이어진다.

 

유전저수지와 매화저수지의 물이 만나는 두물머리. 두물머리 공원에서 합류한 물이 남쪽으로 흘러 빛가람동 호수공원을 이룬다. 두물머리 공원에서 연결되는 출입문을 통해 중흥S클래스 센트럴1차 아파트에 들어설 수 있다. 두물머리공원과 유전제공원, 매화제, 호수공원 등은 중흥1차 주민들이 즐겨 찾는 산책로인 것이다. 주민들은 넓은 정원(?)과 가까운 상권 등으로 인해 빛가람동에서 가장 살기 좋은 아파트라고 입을 모은다. 아파트 중앙에 있는 정자 ‘청심정’의 현판은 주민 이준연 씨가 직접 썼다.

 

“사업장을 열며 2018년 겨울 광주에서 이사왔는데, 최근 경기가 좋지 않아 가게 문을 닫고 다른 사업을 준비 중”이라는 박상희(45세) 씨는 “아무 데서나 담배를 피우고 무단횡단하고 자전거가 무질서하게 질주하는 게 낯설었는데 어느새 적응하게 됐다”며 “살기 편하고 복잡하지 않고 그다지 멀리 일보러 나갈 일이 없다”고 웃어보인다.

 

봉황면 죽석리 대실마을에 사는 홍문숙(65세) 씨는 “주말부부로 맞벌이하는 아들 집으로 매일 아침 출근한다”며 “지난 3월 아들 근무지가 서울로 바뀌는 바람에 주말에 다녀가고 며느리는 해남으로 출근해야 해서 손주들 돌보는 일은 내 몫이 됐다”고 한다.

 

“직장이 있는 함평과 가깝고 아이들 키우기에 쾌적한 환경과 여유로움이 좋아 2022년 결혼하면서 광주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에서 신혼살림을 시작했다”는 김철수(35세) 씨는 “아직은 인프라가 취약해서 대형마트를 가거나 아이 장난감 등을 사기 위해 광주로 나가야 하지만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편”이라며 ‘아이 병원 가는 길’을 재촉한다.

 

▲ 주민들의 쉼터인 청심정 현판은 주민 이준연씨가 직접 썼다.

 

2년의 육아휴직을 마치고 내년 복직을 앞두고 있다는 문다인(36세) 씨는 “결혼하면서 ‘엄마가 편해야 한다’고 생각해 제 직장이 있는 나주에 정착한 지 3년째”라며 “광주로 출퇴근하는 남편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데다 주변에 공원이 많아 운동하기도 좋다”고 한다. 문 씨는 밝은 표정으로 “아이랑 아파트의 도서관에 책 보러 가는데, 또래 아이들을 키우는 젊은 엄마들이 많아 서로 공감대가 크다”고 덧붙인다.

 

충남 공주시가 고향인 임○○(73세) 씨는 “결혼해서 40여년을 경기도 안양에서 살았는데 딸 내외가 사업을 위해 나주로 오면서 ‘함께 살자’고 해서 2016년 이사왔다”며 “경로당에서 이웃들과 어울리고 호수공원 한바퀴 돌고 오는데 채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땅에 기대어 사는 게 최고인 줄만 알았다”는 김○○(79세) 씨는 “금천면 원곡리 고향에서 나고 결혼해 70년을 살면서 기계도 없이 맨손으로 배농사를 지었다”며 “7년 전 집이랑 농사를 모두 정리하고 편하게 살고 싶어 이사했다”고 한다. 김 씨는 “여기 모여 ‘백세인생 프로그램’으로 그림 그리고 밴드운동 하며 주민들과 함께 지낸다”고 웃음짓는다.

 

송월동 영산강변에서 40년 넘게 벼농사와 열무를 재배했다는 고○○(77세) 씨는 “하천부지 포전에 열무를 심었는데 비만 오면 쓸려나가는 바람에 일년에 2~3번씩 씨를 다시 뿌려야 했다”며 “정부 땅이라 세금과 물값만 내고 농사짓고 살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 한다고 수용되면서 그만뒀다”고 한다. 고 씨는 광주광역시 광산구가 고향이다. 

 

아파트 경로당에서 만난 세 사람은 한사코 이름을 밝히지 말아달라고 한다.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며..

 

▲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물놀이장의 코끼리 조형물이 익살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원도심에 살 때는 ‘누구 아들’이라는 시선이 부담이었는데 여긴 그런 눈치 볼 일이 없다”는 최선길(62) 씨는 “퇴직하고 나니 활동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더 열심히 운동하게 된다”며 “노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어서 내년부턴 다시 할 일을 찾아나서야겠다”고 한다. 시민단체인 나주사랑시민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최 씨는 “평생을 중앙동 사람으로 살았는데, 1순위로 청약에 당첨돼 2016년 입주했다”며 지하에 있는 헬스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회사가 나주로 옮겨 오던 2014년에 가족과 함께 ‘나주사람’이 됐다는 김○학(56세) 씨는 “중·고등학교 다니던 아이들이 친구들과 헤어져야 하는 것 때문에 많은 고민이 있었다”며 “노트북 사주며 꼬셔서 함께 오긴 했는데, 말 그대로 허허벌판인 낯선 곳에서 적응하느라 힘들기도 했다”고 한다. 공기업 직원으로 이름을 전부 공개하는 건 부담스럽다는 김 씨는 “고향인 구미에 공단이 생기면서 대구로 와서 20년, 서울 직장에서 20년, 남은 삶은 나주에서”라고 말을 마무리한다.

 

“젊은 주민들로부터 생기를 느끼고 어르신들의 여유를 보며 ‘인생을 다시 배운다’는 자세를 갖게 된다”는 전정순(58세) 관리사무소장은 “금천면 석전리 유전마을 앞 물길 사이 논밭이 있던 자리라 옛 흔적이 남아있지 않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빛가람동 아파트 중에서 주거환경 등이 가장 좋아 입주민들 가슴 속에 ‘센트럴마인드’가 있다”며 “주민들이 행복하게 살아가시는 데 자그마한 보탬이라도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진다. 

 

 

 

“코로나 직전에 열린 ‘사회복지 전국대회’에 최고령 선수로 출전했다”는 공호순(60세) 중흥센트럴1차 입주자대표회장은 “친구들과 달리기하며 초등학교를 다니던 실력(?)에 운동을 좋아하는 활달하고 적극적인 성격으로 광주의 대표선수로 참가했다는 자체가 큰 의미”라며 “20여년 째 광주 광산구의 지적장애인복지시설에서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있다”고..

 

남평읍 수원리가 고향인 공 회장은 “전투부대 지휘관으로서 직업군인의 길을 가고자 했지만, 여대생은 선발 자체를 하지 않던 시대상황과 ‘여자가 무슨 군인?’이라며 반대하신 아버지 때문에 꿈을 접었다”고 한다.

“동생 집에 들르러 와서 호수공원을 산책하다 그 매력에 반해 2016년 이사왔다”는 공 회장은 “직장과 가깝고 교통체증도 덜해 출퇴근이 편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이 너무 좋다”며 만족감을 표한다.

 

“내가 사는 아파트 살림살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고 싶어 자청해서 입대회 감사를 맡았다”는 공 회장은 “좀 더 투명하고 깨끗한 운영과 주민들과 함께 부대끼며 더 좋은 삶을 책임지고 싶어 회장에 출마해 당선됐고 그 마음을 예쁘게 봐 주신 주민들 덕에 작년에 재선하게 됐다”며 “직책에 맞게 책임지고 행동해야 한다”는 좌우명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고 덧붙인다. 공 회장은 빛가람성당 9개 레지오의 꾸리아단장으로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교사를 준비하던 딸에게 사회복지사를 권했다는 공 회장은 “아이의 적성에 맞을 것 같아 조심스레 이야기했는데 선뜻 응해 너무 기뻤다”며 “광주 남구의 아동양육시설에서 최연소 사무국장을 맡아 제 일을 충실히 하는 딸이 대견하다”고 밝게 웃는다. 빛가람동의 유일한 여성 입대회장으로서 초심을 지키며 주민들의 사랑을 받은 공 회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