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순 전 나주시청 문화예술과장 학예연구관

나주목 관아 건물의 훼손 과정을 살펴보겠다. 나주목 동헌 제금헌은 1907년 군수가 집무하는 군수청이라고 해서 군청으로 개칭하였다. 1910년(순종4) 이후에는 군청과 이청(吏廳)을 합쳐서 큰 사무소를 만들고 건물 안에 군수실을 두는 합동사무소를 군청이라 불렀다. 이때 나주에 주둔하는 헌병분견소도 함께 사용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객사 금성관의 서익헌은 나주광재판소(羅州廣裁判所) 청사로 향청 건물은 나주재무서 청사로 사용하였다.

「1911년 지방청 이전 행정구역 변경에 관한 서류 전라남도 이전에 관한 품신」 자료를 바탕으로 당시 일제가 구상한 내용을 살펴보면 도청을 나주로 이전한다면 관 소유 건물 가운데 나주객사를 수리하여 사용하고자 하였다. 객사 우익헌에는 재무부를 정청은 내무부를 서익헌에는 관장실을 두고 경무부는 재무서로 사용 중인 향청 건물로 이전하는 것으로 계획하였다.

그러나 나주군청(제금헌)으로 사용하는 제금헌은 구조가 뛰어나므로 군청을 향청으로 옮기고 현재의 군청사인 제금헌으로 경무부를 옮기는 것도 가능하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대로 실행되지는 않았다. 당시 객사 부분 수리비용은 3,040엔으로 추정하였다.

이후 나주군청사는 1911년 이후 나주목객사 금성관으로 이전하고 수리하여 내무과·재무과(산업과)·군수실로 사용하였다. 당시 금성관의 수리는 정확하게 알 수 없으나 벽체는 시타미 이타바리(下見板張り)로 고쳤던 것으로 보이며 문은 유리창 미닫이문으로 하였던 것으로 추측된다.

1911년 전라남도 이전관련 자료에 보이는 비용 산출에 있어서 천정수리, 바닥수리(삼나무), 유리문, 벽 시공 등이 있어 1919년 수리내용을 추론해 볼 수 있다. 해방 이후 1963년 박원근 군수가 가을에 보수하였다. 이후 1976년 전면해체 보수공사를 시작하여 1977년 준공하였다. 당시 객사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사방에 창호를 설치하였는데 현재까지 전해 온다.

1910년 4월 나주경찰서가 설치될 때 사무소는 연청을 사용하였다. 동헌인 제금헌을 군청사로 사용하다가 1911년 이후 객사로 이전하자 나주경찰서를 이곳으로 이전하고 용도에 맞게 고쳐서 사용하였다. 이 당시에는 제금헌의 기본 구조를 크게 변형을 시키지 않고 감옥 등을 설치하여 사용하였다. 그러나 1919년 고쳐서 사용할 때에는 많은 부분을 고쳤다. 이전에는 없었던 현관을 설치하고 서장실을 넓혔다. 감옥도 주변으로 담장을 두르고 출입구를 하나로 만들어 경찰서 본체와 연결되도록 하였다.

1920년 5월 경찰서 신축 이전에 따른 부지문제로 본원사에서 시민대회를 개최하여 일본인과 조선인 10명의 위원을 선출하여 부지와 가옥 이전 문제 해결을 일임하여 1922년 4월 15일 새로운 경찰청사가 금성동 39-2번지에 목조 판자집으로 건립되자 이전하였다.

경찰서가 이전한 제금헌은 나주잠업전습소로 사용하였다. 동헌 주변으로 있던 향리들의 집무처 도청(都廳)은 지방법원 출장소로 사용되었다. 읍성 공간에 있었던 남문외장을 폐쇄하고 읍내장은 남문외장의 장날인 4일 9일 장이 서는 읍내 5일장으로 개장하였다. 이후에 읍내장이 제금헌이 있었던 관아 쪽으로 이전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사용처를 잃은 관아 건물인 객사 외삼문 망화루와 동익헌(벽오헌) 고마청‧추청‧군관청‧통인청‧서원청‧대동청‧관청‧훈련청‧장방청‧연무청‧관노청‧교방청‧신청 등은 없어졌다. 이외에도 군고‧조적창‧사창‧진휼창 등 창고 건물도 훼철되었다. 전라우영(진영)은 1920년대에 사화당‧진호루‧토포청‧어변청‧추청‧장방청‧세검당 등은 고유의 기능이 없어지고 사화당 건물은 나주보통학교 교사로 사용되었다.

1921년 금성관 우측에 나주군농회 건물이 벽돌집으로 지어지고 1914년 나주면사무소가 이청 건물에 설치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1936년 금성관 동쪽에 목조구조의 회의실 건립하였다. 이 건물은 1989년 화재로 소실되었다. 한편 1966년 금성관 내삼문을 남산공원에 새로 건립하는 정열사 건물로 사용하기 위해 이전하였는데 맞배집이 아닌 팔작집으로 개조하여 삼문으로 사용하였다.

내삼문터 주변으로 당시에 450만원을 투자하여 2층의 콘크리트 군청사 건물을 지었다. 1977년 기존건물에 이어서 같은 형식의 군청사 건물을 지어 경복궁을 가리는 중앙청과 같은 구조가 되었다. 해방 후 1948년 10월 여순사건 때 나주에 왔던 14연대 군인들이 퇴각하면서 금성관에 불을 놓았으나 즉시 진화하여 피해를 입지 않았다.

1914년 일제에 의한 행정구역 개편으로 동부면‧서부면이 나주면과 나신면으로 개편되어 나신면사무소가 나주향교 동익헌에 설치되었다. 향사당(향청)은 1910년대에는 재무부 사무실로 사용하다가 지방금융조합인 금남조합으로 사용하였다. 1926년 나신면사무소로 1934년 나주수리조합으로 사용되었다. 1946년 나주수리조합은 영산강농지개량조합 바뀌었고 이후에 농업기반공사 나주지사가 사용해 오다가 1973년 목조 팔작집은 해체하고 철근콘크리트 2층 사옥을 지어 사용하였다.

2016년 나주시가 매입하여 향청을 복원 2023년 복원하였다. 금성관 내에 있는 27개 비석은 1970년 나주남산 시민공원에 있던 것을 군청사로 이전하였으나 몇 번의 자리 이전을 하였다. 팽나무 주변에서 현재의 위치로 이전하였다.

나주향교는 1919년 대성전을 보수하고 1920년대에 사마재‧양사재‧충복사 동‧서재가 헐리고 훼손되었다. 1924년 유림들이 충복사 유허비를 세웠다. 해방 후에 동재·서재를 중건하였다. 1952년 계성사가 헐리고 동무‧서무 3칸과 동재 11칸 중 5칸이 헐렸다. 1958년 동무·서무가 훼철되고 1959년 동재·서재를 4칸으로 중건하였다. 1994년 동무·서무를 복원하고 2003년∼2004에 서재를 2005∼2006에 동재를 11칸으로 복원하였다.

한편 나주읍성 내에 있었던 인덕지는 사장못으로 불리기도 하였는데 주변에는 20여 그루의 노거수가 있었다. 일제강점기인 1930년 3월 20일에는 나주군농회에서 누에고치 1만톤 축하를 위한 전국 자전거 경주대회를 이곳에서 개최하기도 하였다.

해방이후 1965년 이곳을 매립하였으며, 1975년경 국도 1호선이 지나면서 일부가 도로로 편입되고 1972년 나주 읍내 5일장에 금계 상설시장이 들어서면서 이곳으로 오일장을 옮겨 나주 5일장터로 사용하였다. 2012년 금계매일시장과 나주오일장(성북장)을 합쳐서 바로 인근에 나주 목사고을 시장으로 개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