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은일 요리연구가

2024년 9월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근처에 특별한 ‘칼국수’집이 오픈한다. ‘팔씨름 국가대표 왕왕갈비탕’이라는 이름이 아주긴 간판 덕분에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다.

간판대로 전국팔씨름대회에서 20회 이상 우승을 차지하고 ‘팔씨름국가대표’로서 활약을 했던 신우성 선수가 운영하는 이곳의 시그니처메뉴(signature menu)가 바로 ‘왕왕갈비탕’이다. 지인의 소개로 푸드 컨설팅을 의례 받아 찾아간 이곳의 신우성 대표는 대학 시절까지 씨름선수로 활동했었기 때문인지 먹는 것에 정말 진심이다. 왕왕갈비탕 또한 엄청난 비쥬얼을 자랑한다.

-“갈비탕에 한우 사태를 이렇게 많이 넣어주면 뭐가 남습니까?”

신우성 대표- “많이 남지 않아도 우리 가족이 운영하는 식사하는 곳인데 좋은 것만 써야죠!”

-“그래서? 3만 원 받을 겁니까? 갈빗대에 ‘한우 사태 살’까지 가득 채워 주려면 그 정도는 받아야 될 텐데?”

신우성 대표- “2만 원만 받고 내가 직접 하면 되죠! 국가대표라는 명성에 맞게 음식도 팍팍 드려야 하니깐!”

일단 음식부터 먹어보기로 했다. 잠시 후 음식을 받아본 나는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건 그냥 왕 갈비탕이라고 말하면 되지 않은 것 같다. 양이 너무 많아….”

지금도 삼겹살 5인분을 혼자서 먹어치우는 나로서도 감당하기 힘든 양이었다. 보통 왕 갈비탕이라고 해봤자 갈빗대에 붙어있는 살점을 얼마 되지 않고 깍두기와 국물로서 배를 채우는 게 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곳은 건장한 성인남성이 고기로만 배를 채울 수 있을 정도로 엄청난 양의 고기가 가득한 갈비탕이 나왔다.

“이건 그냥 왕 갈비탕이 아니야! 왕 갈비탕보다 양이 왕 많아! 이거 ‘왕왕갈비탕’이라고 합시다!”

지난 주말 ‘팔씨름국가대표 왕왕갈비탕”이라는 간판과 왕왕갈비탕이라는 요약메뉴(signature menu)의 이름이 정해진 것이다.

“보통 ‘왕 갈비탕’이라고 하면 수입하여 방부제를 왕창 쓰는 곳이 대부분이다. 말 그대로 질이 좋지 않은 외산 마구리 또는 살이 없는 갈빗대에 식용접착제를 이용하여 억지로 살점을 붙여놓은 ‘가짜 왕 갈비탕’이라는 것이다.

값싼 음식을 내놓으면서도 이윤을 남기는 방법의 하나겠지만 그 때문에 많은 사람이 ‘왕 갈비탕’이라고 하면 일단 70~80년대에 잠깐 유행했던 이름만 갈비탕인 ‘마구리탕’, ‘질 나쁜 뷔페음식’ 정도라고 인식하는 것이 보통이다. 특히나 갈비탕고기는 얼마 되지 않고 질이 나쁜 중국산 배추김치와 깍두기로 셋팅되어 있는 전국의 수많은 갈비탕집을 경험했던 사람들은 더더욱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곳의 신우성 대표는 다르다. 학창시절 배고픔을 겪으며 운동해왔기 때문에 음식에 진심일뿐더러 ‘팔씨름 국가대표선수’로 자신의 명예와 가족의 체면을 걸고 손칼국수 반죽부터 반찬 하나하나까지 어머님과 함께 정성을 다해 정말 맛깔 나는 음식만을 내놓는다.

‘팔씨름 국가대표 왕왕 갈비탕’ 이곳에는 요리철학과 특별한 레시피 따위는 필요하지가 않다. 손님께 참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여 나온 음식 앞에서 그 누구도 조언이나 참견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난 그저 응원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