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순(전 나주시청 문화예술과장, 학예연구관)

조선후기로 넘어오면 금성관과 읍성의 개수가 이명중 목사(1775∼1776 재임)에 의해 추진된다. 박규동 목사(1884∼1886재임)도 금성관을 개수하였다. 송정희 목사는(1863. 8∼1865. 6재임) 나주향교, 나주객사 정문 망화루·도창·나주향교 계성사·군기고·민고·관청·주사(나주관사)·율생청·교방·성황당 신실 등을 중수하였다.

또한 1864년 2월에 계성사 공사를 시작하여 1865년 3월에 준공하였다. 군기고와 망화루는 1865년 2월에 공사를 시작하였다. 특히 망화루는 2월에 공사를 알리는 고유제를 하고 3월에 공사를 마치었다. 성황당 신실은 1865년 4월 30일 신실의 지붕과 벽이 무너져 내려 공사를 하였다.

나주향교의 중수는 향교의 문묘를 배알 할 때 보니 횡당(명륜당)의 처마 서까래가 부식되었고, 동재·서재가 무너지고 문랑(門廊)이 넘어지려 하는 것을 보고 1864년 3월에 공사를 시작하여 1865년 4월에 완성하였다. 도창은 망화루 공사를 마치고 남은 목재와 기와 및 천냥 정도의 돈을 지원하여 10여일 만에 공사를 마쳤다. 이후 윤상익 목사(1891～1893)는 목사내아를 보수하였다.

나주읍성의 남문 밖 즉 현재의 나주초등학교에는 전라우영이 있었다. 이곳 영장이 업무를 보는 곳이 사화당이며, 진영의 문루는 진호루(鎭湖樓)였다. 이외에도 토포청·어변청·추청·장방청이 있었다. 특히 천주교를 박해할 때 나주에서 순교한 분들이 나주의 무학당(세검당)에서 순교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잘못 알려진 사실이다. 세검당은 일명 무학당으로 군마의 훈련 상황을 검열하고 무과 선발시험을 실시하던 곳이다. 천주교 순교자들이 나주의 전라우영에서 순교하였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주목의 관아 건물은 크게 의전 행사가 행해졌던 객사공간과 지방행정의 실무가 이루워진 동헌 공간으로 나뉜다. 객사공간은 옛 나주군청사 구역이며 이곳에서는 중앙의 관리나 외국사신의 접대, 국왕이 내리는 교서의 선포, 매월 1일 15일·정월원단·동지·국왕의 탄생일에 나주목의 관원들이 전패 앞에서 망배하는 망궐례를 행하던 공간이었다. 아사라고 불리우며 목사가 직접 집무를 행하던 동헌과 향리들의 집무처는 일제강점기 이후 없어지면서 제금헌 자리에 나주 5일장이 들어서고 이어서 금계매일시장 콘크리트 장옥이 설치되었다. 현재 동헌 공간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기존의 건물들이 철거되고 공터로 있다.

조선시대 후기까지 이어져 온 나주읍성과 나주목 관아건물들은 일제강점기에 훼철되고 파괴되었다. 필요성이 없어진 건물과 공간들은 일제 식민통치를 위한 시설들로 대치되거나 기능이 폐지되었다. 나주읍성 공간의 기본적인 변형은 국도 1호선의 관통이었다. 1912년 객사 정면에서 남쪽과 동쪽 방향 동점문에 이르는 ‘ㄱ’자형 국도 1호선 도로가 신설되었다. 남쪽 방향 성벽을 뚫고 지나가는 가장 높은 지점에 나주경찰서를 건립하여 식민지 지배의 상징성을 더했다.

이후 1913년 9월 13일 나주-송정 간 철도 영업이 시작되어 나주–목포 간 철도는 10월 1일 개통되었다. 이를 계기로 객사(군청)에서 남고문을 거쳐 나주역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확장 정비되었다. 이러한 일제의 도시파괴로 전통도시의 골격은 무너지고 식민지 경영의 토대가 마련되었다. 이러한 일제의 파괴행위 결과는 현재까지도 그 영향력은 지속되고 있다.

한편 나주읍성 4대 성문과 성벽은 1910∼1920년대에 일제에 의한 도시계획으로 훼철되어 나갔다. 1910년 고적조사에 의하면 서문과 북문은 보존가치가 희박하다는 의견이며, 동문과 남문은 강한 보존이 필요한 유적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후 북문과 서문은 1910∼1911년 사이에 먼저 훼철되고 동점문은 1912년에 남고문은 1917년경에 훼철되었다.

당시의 매일신보 1913년 7월 23일자 남문보존을 희망한다는 기사에 1912년에 동문은 자연 훼손되어 없어졌고 성벽은 절번정도가 철거되었다는 내용 속에 남문 보전을 희망한다는 기사가 있다. 3년 후 매일신보 1916년 10.1 일자에 동서북문은 흔적도 없이 훼손되었고, 남문만 볼 수 있다 라는 기사가 성문과 성벽의 훼철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성벽의 대부분은 1912년 이전에 훼철된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훼손된 나주읍성 터에는 민가들이 들어서 현재까지도 주민들의 생활공간으로 활용되고 있고 서성벽 구간은 정비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