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강 고대문화의 중심지로서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예향 나주정신을 일깨우고 지역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예술작가들을 찾아 그들의 작품세계와 일상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대나무로 멋스러운 작품을 만들어 내는 죽공예 장인 김막동(77)씨. 가업을 이어 2대째 죽공예를 하고 있는 김씨는 어릴 적 대나무를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버지를 보며 죽공예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대나무가 절개와 지조를 상징하는 것처럼 죽공예를 향한 그의 변함 없는 열정이 지금의 죽공예 장인 김씨를 만들어 냈다.

그는 60여 년째 대나무와 함께 동고동락하며 죽공예 문화의 맥을 이어가고 있다. 나물과 생선을 햇볕에 말리는 채반에서부터 바구니, 모자, 쓰레기통 등 갖가지 생활용품과 도구들을 죽공예품으로 승화시켜 선보이고 있다.

▲ 가업을 이어 2대째 죽공예를 하고 있는 김씨는 어릴 적 대나무를 이용해 다양한 작품을 만들어내는 아버지를 보며 죽공예가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방 한편에 마련된 김씨의 작업실은 온통 대나무 천지였다. 그윽한 대나무의 향이 코끝에 와 닿았다. 대나무를 직접 베고 깎아 잘게 쪼개낸 한올 한올을 엮어가며 채반을 만들고 있던 김씨의 모습에서 장인의 혼을 느낄 수 있었다.

결혼하면서 죽공예를 함께 해오고 있는 부인 황금옥(70)씨도 맞은 편에 앉아 김씨 못지 않은 솜씨를 뽐내고 있었다.

장인정신이 빚어낸 김씨의 탁월한 죽공예 솜씨는 전국대나무공예 경진대회에서 수상하는 영광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 김막동씨

값싼 플라스틱과 합성수지로 만든 제품이 밀려들면서 지금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죽공예를 지켜내기 위해 그는 대나무 한올 한올마다 더욱 값진 정성을 쏟아 붓는다고 한다.

죽공예 문화를 이어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김씨는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야 한다는 일념하나로 버텨왔다. 그는 "죽공예로 유명한 담양 못지 않게 나주에도 전통의 죽공예 문화가 있다"면서 "사라져 가고 있는 죽공예 문화가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죽공예 교실을 통해 죽공예를 전수하기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어려움이 있어 그만두게 됐다"면서 "죽공예 전통문화를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이 함께 형성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관심과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영산포가 고향인 김씨는 송월동에서 한일식당을 운영하고 있으며, 부인 황금옥(70)씨와의 사이에 2남3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