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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쪽 염료와 인류무형문화유산
허북구  |  bukg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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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호] 승인 2024.05.13  00: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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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북구 (사)한국농어촌관광학회 수석 부학회장

프랑스는 13세기부터 16세기 중반까지 유럽에서 쪽(인디고) 염료의 강국이었다. 프랑에서 쪽의 주산지는 남부에 있는  툴루즈(Toulouse), 알비(Albi), 카르카손(Castelnaudary) 지역이었다. 이세 곳은 ‘라우라가이(Lauragais) 삼각주’이자  ‘풍요의 땅’으로 불리었다.

라우라가이 삼각주는 쪽 재배에 좋은 기후, 노동력과 물의 풍부, 중요 도시와의 근접성이 좋았다. 해상 항구인 보르도와 막대한 투자를 할 수 있는 부유한 부르주아의 존재는 쪽 산업을 크게 발달시켰다.
 
쪽 염료 생산의 황금기였던 1463년에서 1562년까지 라우라가이 삼각주에서 생산된 쪽 염료는  연간 약 40,000톤이었고, 쪽 염료 생산 공장만 해도 약 500~700개 정도였다.
 
이곳에서 생산된 쪽 염료는 나폴레옹 군대의 제복 염색에 이용되었고, 마르세유와 보르도를 경유하여 영국 런던, 벨기에 앤트워프, 독일 함부르크 및 동양으로 수출되었다.
 
라우라가이 삼각주의 쪽 염료 상인들은 막대한 부를 축적해 화려한 개인 저택을 지었는데, 이것은 오늘날 프랑스 르네상스 시대의 지방 유물이 되었다. 특히 툴루즈는 쪽 염료로 인해 무역도시로 크게 성장했고, 오늘날 4대 도시로 성장한 기틀을 잡았다. 
 
부를 축적하게 한 원천이었고 라우라가이 삼각주를 풍요의 땅으로 만들었던 프랑스의 쪽 산업은 선물만 준 것은 아니었다. 16세기 후반 유럽의 식민지가 된 인도, 남미 등지에서 품질이 우수하고 저렴한 쪽(인디고)이 수입되면서 프랑스의 쪽은 경쟁력을 잃고, 대부분 생산이 중단되었다.
 
그러던 중 나폴레옹1세는 대륙봉쇄령(1806년)을 내렸고, 쪽의 수입은 중단되었다. 쪽의 수입이 중단되자 프랑스군은 쪽으로 염색된 청색군복 대신 흰색군복이 지급되었다. 쪽을 생산하려고 해도 재배에서 염료 제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당시 프랑스에서 쪽 염료는 대청이라는 쪽식물을 수확 후 방앗간에서 분쇄에서 작은 공 모양으로 만들어 약 8개월간 발효를 시켜서 만들었다.
 
나폴레옹1세는 쪽 염료 연구소를 만들어 쪽 염료 제조 시간을 단축하도록 했다. 그 결과 개발된 것이 1주일 이내에 염료를 만드는 방법이었다. 이것은 침람법(沈藍法)으로 나주의 전통적인 쪽염료 제조법과 같은 것이었다.
 
쪽 재배 재건과 새로운 염료 제조법의 개발로 프랑스 라우라가이 삼각주의 쪽 산업은 잠시 부활했으나 1812년 나폴레옹1세가 러시아제국 침략에서 대패하면서 나폴레옹 제국과 함께 쪽 산업은 붕괴되었다. 
 
쪽 염료의 제조는 프랑스 및 우리나라 사례와 같이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나주의 쪽 염료 제조처럼 전통적으로 침람법을 채용하고 있으면서 그것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된 공통점이 있는 것에는 한국 나주, 일본 오키나와 이즈미(字伊豆味) 그리고 중국 장쑤(江蘇)성 난통(南通)의  쪽 염료 제조법이다.
 
각국의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문형문화재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자격을 가지며, 중앙 유럽 5개국(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헝가리, 슬로바키아)의 전통 쪽 염색 기법인 블루프린트는 2018년 11월 28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따라서 한국 나주, 일본 오키나와, 중국 난통의 쪽 염료 제조 기술 또한 각 국가의 무형문화재를 벗어나 인류의 무형문화 자산으로 활용 가치가 높다. 이점에 주목하고 나주의 쪽 염료 제조법이라는 무형유산을 세계 사람들이 함께 보존하고, 즐길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대처가 요구된다.  
 
   
▲ 그림 : 나주의 쪽 염료 제조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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