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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물림
전숙 시민기자  |  ss8297@nav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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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호] 승인 2007.06.1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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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숙

오래된 숲길이 기도중이다
삭아 내린 속내를 은근히 내보이는 고목
살포시 익숙한 체취를 벌름거린다
백동장식에 수북이 쌓인
육십 년 묵은 연분이 뿌옇게 흘러내린다
스물두 살에 시집온 어머니를 따라
실밥 터진 숲길을 걸어 들어간다
잔가지가 찢긴 수(壽)자와 복(福)자는
아직도 신혼인 양 속정이 살갑다
접이접이 추억이 포개진 길
말끔하게 지워내면 가벼워지는 걸까
내 갓난 시절처럼 품에 안기셨던 어머니
서리서리 개켜진 정한 다 털어내고
이승을 불어간 서느런 바람이 되셨을까
지워진 어머니의 길 위에
여백 없는 내 그림을 그린다
오래된 숲길을 돌아 나온 대물림은
다시 딸의 푸른 허접을
안마당에 옮겨 심고
군불도 안 드는 윗목에 뿌리내린다
쉿, 정화수 한 사발 떠놓고
목하 발원기도 중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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