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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사의 친구들의 고아한 모임에 부침(寄多寶寺諸友高會)
古洞驚春暮 오래된 골짝에서 봄이 저무니 놀라는데
群賢作好期 많은 현인들이 좋은 만남을
갖는구나
年衰多因敗 나이 쇠하여 곤란한 일이 많나니
脚疾奈追隨 다리에 병이 들어 어떻게 따라 가리오 ?
醉尉宜深戒 취위는 마땅히
깊이 경계해야 하고
渴差須淺? 갈강은 모름지기 잔을 얕게 해야하리
誰憐半山雨 누가 어여쁘게 여기리 산속에 비 내리는
모습이
輸入八吟詩 모두 시 속에 들어갈 줄을 ?
위시는 1633년 2월 10일에 지은 시입니다. 이때 선생의 나이는 65세였습니다. 선생은 완사계곡과 대곡동을 자주 왕래하면 자연과 더불어
삶을 살았습니다.
시서유고에는 다보사와 관련된 시가 몇 수 됩니다. 이시는 당시 선생과 함께 당대의 시간을 보내던 친구들과의 어떤 모임에 임하여 자신의
심정을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섯 번째 구절의 취위와 이은 갈강의 의미는 한번쯤 새겨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즉 취위는 취한 정위(亭尉) 라는 뜻으로 사기
이장군열전에 나오는 고사입니다.
이광 장군(장군의 직위에서 물러나 있었음)이 어느날 밤 말을 타고 혼자 나갔다가 논에서 사람들과 술을 마시고 돌아오다가 패릉정에 이르렀는데
정위(낮은 관직)가 술에 취하여 길을 막고 가지 못하게 하고 하루밤을 새우고 가라하였다는 것으로 취위는 세력과 이익을 추종하는 소인을 가르키는
말입니다.
또한 갈강은 술을 좋아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로 이 모두가 좋은 모임을 갖고 있는 우리는 소인과 술주정이 심한 삶을 살아서는 안된다는 의미를
말하고 있습니다.
다보사에 가다(往多寶寺)
今風昨雨大谷路 대곡동의 길에 오늘 바람이 불고 어제 비가 내렸는데
何事老翁貪往還 무슨
일로 늙은이는 갔다가 오기를 즐기는가
霽後川容宜有足 갠 뒤에 냇가의 모습은 풍족함이 마땅하고
霜餘山態欲無顔 서리가 넘치는 산의 모습은
안색이 없어지네
烟分洞壑歸殘? 안개 흩어지는 골짝은 대머리로 돌아가고
雲亂峯巒露半? 구름이 어지러운 봉우리는 쪽진 머리를
드러내네
郭外招提是祗樹 성곽 밖의 절엔 오직 나무 뿐이라
却忘身世在塵? 오히려 이 몸이 속세에 있음을
잊는구나
이 시는 아마도 1636년 늦가을에 쓰신 것이 아닌가 합니다. 왜냐구요 이시의 제목 아래에 이날 목사 이시방이 우리 부자와 나응서 임동야를
불러서 함께 이야기 했다 라는 기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시방 목사는 1635년 6월 6일 부임하여 1636년 3월 39일 이임하였다는 기록에서 이 목사의 재임기간 중 서리 넘치는 시절은
1635년 가을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시에서도 다보사의 위치가 대곡동 부근 성밖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목사와 이분들이 무슨 이야기를 했을까요? 아마도 가을
경치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요
다보사의 창건과 유래에 대하여는 정확한 기록을 찾을 수 없고 백제시대에 창건한 사찰로
전해지고 있다.
일설에는 원효대사(元曉大師)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그후 명종 14년(1184)에 보조국사가, 선조 29년(1594)에는 청허선사가
중창하였으며 현재의 주요 건물들은 조선 후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다보사는 금성산 줄기의 남쪽 기슭에 위치한 산지 사찰로 현재의 모습으로 조성된 시기는 19세기 경으로 여겨집니다. 경내의 건물로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명부전, 영산전, 칠성각, 하선당, 상선당, 요사채, 종각 등이 있습니다.
다보사는 일제시기에 일제에 의해 조선불교를 말살할 때 끝까지 불교의 맥을 지켜내었던 대표적인 고승들의 수행처였습니다. 왜 수행처로 각광을
받았는지는 자세하지는 않지만 나주가 그래도 평야가 넓어 일제시기의 곤궁함을 면할 수 있고 전통적인 맥을 갖고 있는 곳이어서 그랬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문화재자료 제87호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단층 전각으로 지붕은 겹처마
맞배지붕이다.
구조는 막돌 주춧돌위에 원형기둥을 세운 5량 구조로 종량 위로는 우물천장을 가설하고 나머지는 연등천장으로 꾸몄으며, 공포는 주부위치의
살미첨차부분에서 소첨과 대첨을 둔 주심포계 형식이나 끝부분의 쇠서는 3익공식으로 뾰족하게 처리하였습니다.
창호는 정면 3칸에만 정교하게 조각된 쌍여닫이 빗꽃살문을 설치하여 보는이로 하여금 마음을 여미게 합니다.
김종순 문화재관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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